시래기를 삶으며
김 순 영
가스레인지에 물을 얹으며
온기 없는 그녀의 부엌을 생각한다
솥뚜껑 여닫는 소리 숟가락 부딪는 소리
새끼들 주렁주렁 넘나들던 그곳엔
밥그릇 하나 국그릇 하나 달그락거린다
무청 고운 속대 한 움큼 또 한 움큼
그녀의 세월처럼 가지런히 말렸다
처마 밑 드나 들던 바람 소리
찬 서리의 싸함을 기억하는 황초록은
낯선 내 무릎에서 오래 뒤척인다
여름 저녁 같은 이파리의 달큼함은
쌉싸래한 연기를 추억하는
내 분주한 식탁 위로 오르고
봄을 기다리는 골목 끝 그녀의 부엌에도
이제야 생각난 듯 희미한 등 켜진다
대상작과 시인을 생각하며 김춘수의 꽃이 떠울랐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너는 나에게/나는 너에게/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빛이 되었다'. 패러디하고 싶다. '심사위원들이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흙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나에게로 와서 진주가 되었다. 너는 나에게 우리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눈빛이 되었다.'
1연 '가스레인지~달그락 거린다'에서, 가스레인지의 현대식 시인의 주방에서, 아궁이에 불을 지폈던 한겨울 황소바람 휑하고, 먹거리 찾아, 엄마 냄새 찾아 문지방 닳도록 드나드는 새끼들의 재미있는 '주렁주렁'넘나듬을 눈에 그리며, 모성의 심미주의, 신비주의로 서막을 잔잔하게 울리고 있다. 새끼들의 둬처리까지 핥아주는 어미개의 모성이듯 엄마가 한참되면 될수록 엄마의 뒤안길이 더 밟히는 그런 심정이었을께라,
2연에서 본론이 시작된다. 말린 시레기에서 엄마의 말려진 세월을 발견하며, 아마도 엄마가 보내준 시레기인듯 시인의 낯선 무릅에서 잠못이루어 뒤척인다라며 젊은 엄마의 작은 모성을그리고 있다.
3연에선 뙤약볕 저물어 가는 시원한 여름 저녁같이 연기의 쌉싸레한 추억까지도 감사하며 현실인 식탁으로 돌아오며, 희미한 등불 엄마의 부엌에 안녕하며 손 흔든다.
사진을 잘 찍는 것은 어느 장면을 어떻게 잡느냐의 구도가 관건이라지. 시의 구도가 엄마의 옛날 부엌에서 시레기 같이 마른 엄마의 생으로, 그리고 그것의 감사와 아직도 아니 영원히 잊지못할 엄마의 부엌으로 회귀한다.
나는 대상작으로부터 배웠다 순간 감상적 표현이 시가 아니고, 이야기로 짜여진 것이 시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