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르는
얼굴 뽀얀 여학생
회색 반팔 티도 뽀얀 회색
팔소매도 뽀얀 살결
처음 만났을때 뽀얀 웃음
도서관에서 자리 찾다 만났지
단지 같은 학교란 걸로
쉽게 서로 편해졌네
어디서든 어떤 신발이든
따그닥 따그닥 예리성 없을
조순한 뽀얀 그의 형상
잠시나마 한치의 엇박자도 없었던 첫 만남
그것이 무슨 대사겠냐마는
처음 만난 날 점심소찬 함께
끝나는 10시까지 옆자리 같이 공부
간식도 나누고
귀가시간땐 우산 받쳐주고
그녀의 소형 인력거로 편하게 집까지
내일 시험 후 학습관에서 점심 후약까지
학습관에서 뽀얀 만남 그리고 해맑은 웃음
개구장이들 말 잘 들어주는 전공인 유치원 선생님 그
흥바람난 유치원생 나
그날의 그 추억
오늘도 만나려나
하릴없이 열람실 두 바퀴 돌았네
가자마자 한 바퀴
집에 오기전 마지막으로 한 바퀴
어딘가에서 나타날듯한 뽀얀 웃음
못 보면 어떠하리
약속한 것도 아닌 걸
우연의 만남이 더 짠할 수 있는 걸
우연의 우연도 없다면 어떠하리
그저 내 머릿속에 오락가락 하면 그만이지
짧고 뽀얀 그의 모습
길고 뿌연 내 마음에 스며드는 중
그러나 그러나
우린 만학도 지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