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그 봄비/박용래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4. 6. 19. 15:45

 

*그 봄비/박용래

 

오는 봄비는 겨우내 묻혔던 김칫독 자리에 모여 운다

 

오늘 봄비는 헛간에 엮어 단 시래기 줄에 모여 운다

 

하루를 섬섬히 버들눈처럼 모여 서서 우는 봄비여           

 

모스러진 돌절구 바닥에도 고여 넘치는 이 비천함이여 

 

 

-이 시의 봄비는 어쩐지 서럽다. 만물의 형상을 따라 젖어, 혹은 고여서 운다.  볼품없는 모스러진 돌절구 바닥도 퍼질러 앉아 운다. 사실 비는 울지 않는데 시인이 운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겨우내 묻혔던 김칫독 자리. 모스러진 돌절구 ; 쓸쓸함의 대명사

-서서 우는~ ; 살아 있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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