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수술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3. 8. 26. 00:52

**수술**

칼을 쥐고 연필을 조심조심

연필심 얼굴 상채기없이 이쁘게 보이도록 

베고 다듬고 

 

도면그린 싸인펜 줄따라 칼날이 뒤따르니

살이 붉은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 거즈로 재빨리 닦아주며 토닥인다

 

잘리는 헝겁같은 살점

자기도 그런 헝겁으로 둘러 싸여 있건만

자기도 똑같이 그 고통이건만

정확한 기계이며

차가운 기술자이며

따뜻한 연민의 인간

 

몸속에 들어간 기계가 비춰주는 화면을 보며

이곳 저곳 자르고 땜질하고 갈아 끼우고

아무도 성공과 실패를 말하지 못하는데

기적은 성공을 일으켜 세우고

실패는 기술자를 몇날몇일 낙담으로 쓸어트리고

 

빗물같은 땀의 최선

생과 사의 순간 오락가락

터진 옷 꿰메듯

터진 살 가위손으로 꼼꼼히 꿰매네

안의 모든 것 제위치 잡고 제구실하면

그 신호 뒷문의 출항 뱃고동 소리

자동차 머플러에서 배연하듯

 

**요즘 TV 드라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흔한 이야기로 바보상자, 시간 축내는 보잘 것 없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디.  4학년 과목 '한국 희곡론'을 접하며 생각이 누굿해진 이유도 있다. 주로 보는 프로는 류현진 야구 중계는 필수, 월화 드라마 '굿 닥처'는 준필수, 일요일 '진짜 사나이'도 자주 접한다. 그 중 '굿 닥처'가 시사하는 바는 많은 느낌을 준다. 비정상적인 자폐아와 지능적으로 선택받은 의사의 중첩적 인물구성. 재미있다. 모든 사람들이 업신여기며 깔보는 영원한 어린이, 자폐증 의사를 주인공으로 설정, 그를 보는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시각들과 그를 긍휼히 여기며 그의 의사적 머리를 조심스레 눈여겨 보는 두 시각을 대칭적으로 비추어 주므로 세상의 평판을 꾸짖고 꼬집는 그 예리함의 구성이 마음을 자꾸 잡아당긴다. 그냥 지나칠까 데스크다이어리에 상영시간을 표시해 두었다. 그 프로를 보면서 생각이 들어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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