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가시밭길 그리고 승리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2. 8. 23. 12:16

난 축구를 좋아한다. 축구경기를 봄으로 내 삶의 축구경기를 느끼고 보기 때문이다. 단체전으로 구성원 자체도 조화롭다. 덩치 큰 사람, 덩치는 작지만 발 빠른 사람. 구성원 숫자도 어느 단체전 못지않게 많다, 위치별 각자의 임무가  확연히 다름은 물론 그 다름을 엮어서 전체의 승리를 일구어낸다. 잘게 썰다 굵게 썰다 빠르게 그리고 느리게. 맛깔난 노래가 고저장단의 조화이듯. 국지적인 면에서 행동하지만 그와 연결될 전체를 고려 상황을 전개 시킨다. 미시적 거시적 영면성이 살아 움직인다

 

일전 끝난 런던 올림픽 축구 이야기이다. 조별 예선 구성은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같이 짜였다. 8강 진출을 위한 전문가들의 기대와 예상은 조 성적 1승 1무 1패 아니면 기대치를 더 높이면 2승1무. 멕시코완 비기거나 1패를, 스위스와는 1숭 아니면 1무, 가나와는 무조건 1승이었다. 나의 기대도 거기에 충분히 동감이었다.

첫판 멕시코와의 설램반 우려반의 조심스런 경기, 서로가 조심스런 출발들이라 통쾌하거나 박진감이 넘치지도 않았거니와 그저 그런 무승부로 끝났다. 2차전 조예선 스의스와의 경기는 서로가 1승을 챙기기 위한 박진감 넘치는 일진일퇴의 경기이었다. 그림같은 박주영의 헤딩 선취골, 그리고 예의도 바르게 똑같은 스타일의 실점골. 거세게 밀어 치던중 구자철이 찬 공이 상대수비 등을 맞고 붕 뜬공을 김보경이 어디로 넣어야 할지 골방 한군데를 재보고, 그리고 떨어지는 곳을 보며 도면을 그리듯 두곳을 면밀히 본후 발리슟으로 골인 시키는  아무도 막을 자 없는 환상적인 득점, 그리곤 조예선 마지막 가봉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예선 탈락, 최선의 경우 조1위로 8강전에서 수월한 팀과 경기장 이동없이 휴식을 나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었는데 사력을 다하는 가봉과 또 무승부를 이루었다. 동시간대에 펼쳐진 멕시코와 스위스와는 멕시코의 승리로 멕시코가 조1위, 대한민국이 조2위의 결과가 나왔다.

 

살아 가는 것 처럼 축구에서도 이렇게 길이 엇나간다. 지면 떨어져 보따리 싸야하는 8강 토너먼트 1차전은 홈팀의 영국연합팀. 어느 한가지도 그들을 이기기에는 벅찬 경기에서 우리팀 우측 쎈터라인 좀 넘은 곳에서 반대편 기성용에게 긴로빙 패스, 논스톱으로 받아서 옆의 지동원에게 연결, 한두번 공을 구슬린후 왼발 중거리슟, 영국 골키퍼 왼쪽으로 몸을 날려 보지만 역부족, 정갈한 득점이다. 해볼만하다란 생각이 들 즈음 석연찮은 한국의 페널티킥 선언, 역시 홈 텃세에 심판의 마음도 심증적으로 홈팀쪽으로 흐르는 것인가. 어쩔 수 없이 한골을 강탈당하는 순간이었다. 잠시 후 비슷한 상황으로 또 페널티킥 허용, 아무리 텃세라도 너무하다 싶다. 내가 감독이라면 선수들 다 불러 들이고 싶었다. 방금전 찻던, 박주영의 웬수 아스날의 램시인가 하는 그 넘이 또 키커로 나섰다. 정성용이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공을 쳐냈다. 역시 대한민국이다. 이젠 더 이상 물러 서고 싶지않은 경기. 연장전도 부족해 페널티 승부까지 갔다. 영국 4번 키커 스터리지. 도움닫기후 출발하던이 중간쯤에서 골키퍼를 속이기 위해 발걸음을 한번 죽이고 킥, 그래봤자 잘생긴 이범영 왼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기. 이범용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번쩍 치켜 올린다. 우리 진영 모두도 '아자 아자'의 불끈 치솟는 손으로 화답이었다. 월드컵 8강때 스페인과 시합중 이운재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마지막 우리 키커 잘 생긴 기성용, 슟 골인이다. 월드컵때의 바로 홍명보다. 마치 금메달이라도 딴듯 잔치분위기다.

 

남은 4강은 중남미의 멕시코와 브라질 그리고 동남아의 한국과 일본이다. 4강 1차전 브라질전, 초반에는 우리의 선전, 브라질이 정신을 빼앗긴듯 했다. 공격만치 수비도 잘해야 하는데,  정성용이라면 막을 수도 있었을 공을 골키퍼 이범영이 알을 깠다. 골키퍼의 큰 실수는 알까서 공을 먹는 거라지요, 그 이후부턴 공격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수비위주의 경기를 했다. 일본도 우리가 비긴 멕시코에게 패했다. 운명의 장난인지, 장난의 운명인지 웬수끼리 그것도 마지막 동메달을 놓고 한판 결전이었다. 최종 선수 미팅시 감독이 '빠셔버려' 한 마디에 전사들의 마지막 남은 전열에 불을 지폈나 보다. 결승전 못지않게 전쟁터이었다. 수비수 3명을 달고 달리는 박주영의 현란한 드리불 그리고 슟, 골인. 후반전 정성용의 롱킥을 박주영의 헤딩으로 연결 그리고 주장 구자철의 수비수 1명을 달고 넘어지며 오른발 슟, 떼그르르 굴러 일본 골망을 흔들, 올림픽 축구의 대미를 알리는 미친듯한 열정의 주장 구자철의 유일한 1골 그리고 전 경기의 마지막 골.

우린 대한의 어린 아들 젊은이들의 몸사름으로 얼마나 울컥한 애국심과 포만감을 느꼈던가?

 

전 경기를 소화한 기성용의 모 TV프로 인터뷰시 말이다. 게임이 끝난 연후엔 너무 탈진하고 체력이 소진하여. 구토증까기 생기고 식욕이 뚝 떨어져 아무것도 먹고 싶지않아 골뱅이 통조림으로 식사를 때웠다고 했다. 시합에서 출전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단다.

그들은 가시밭길을 헤쳐나와 승리했고, 그결과 병역헤택과 년금 수혜등 많은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의 대담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 몇 가지가 있다. 영국전에 대해선 축구 종주국으로 변방인 대한민국이 본때를 보여 주기 위해 심기일전했단다. 그가 영국에서 축구선수로 생활하며 겪었던, 무시당했던 쓰라린 경험을 말했다.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다섯번째 키커로 나설 때의 심경을 토로했다. 감독의 신임에 고마움과 보답에 찬 결의로 종주국이라 자만에 빠져있는 그들을 물리쳤다. 찰 순간의 심경, 성공시 혼자만의 기사 사진인 '독샷'의 흥분과 영웅이 되는 느낌 실패했을 때의 온갖 구설수를 생각하며 '모'아니면 '도'. '쪽박'아니면 '대박' 의 중심에서 위기를 기회로 여겼던 대한민국의 청년, 일본전에선 더 드라마틱한 순간을 만끽했단다. 동메달 결정전, 민족적 대결전등 어느모로 보나 대흥행인 마지막 시합에서 일본 국기를 본 순간 주체치 못할 역동성의 부활과 조상들에 대한 후손의 도리까지, 참 야무지고 이뻤다.

 

나는 언제 이렇게 젖은 빨래 물 한방울 없이 꽉 짜내듯 나의 혼신을 짜낸적이 있던가?

국내 여론의 목매를 맞는 미운 오리 새끼 박주영을 인터뷰장으로 끌어내고 동석하여 '내가 대신 군대간다'란 말로 제새끼를 만들어 위대한 승리를 창출한 감독의 포용력. 언제 한번이라도 흉내낸적 있던가?

우리 사랑하는 학우님들, 2학기엔 학업에 혼신을 다하여 각자에 승리와 영광을 돌려 봅세.

건투 건승의 2학기 모두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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