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 출생
- 1962년 11월 25일 (만 56세)
- 학력
- 서울대학교 서양화
- 데뷔
- 1991년 계간 '작가세계' 등단
- 수상
- 2013 제14회 현대시작품상 외 2건
- 경력
- 2006 문학에디션 뿔 대표 외 3건
**17회/2017년 미당 문학상 시부문 시상-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예술가의 표현 표출의 독창성 강조, 생소하고 난해하지만, 미학적 영상조립식 이미지화 특출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그럼, 수요일에 오세요, 여기서 함께해요, 목요일부턴 안와요, 올 수 없어요, 그러니까
수요일에 나랑 해요, 꼭 그러니까 수요일에 여기서,,,,,
무궁무진한 봄, 무궁무진한 밤, 무궁무진한 고양이, 무궁무진한 개구리, 무궁무진한 고양이들이 사뿐히 밝고 오는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설렘, 무궁무진한 개구리들이 몰고 오는 무궁무진한 울렁임, 무궁무진한 바닷가를 물들이는 무궁무진한 노을, 깊은 밤의 무궁무진한 여백, 무궁무진한 눈빛, 무궁무진한 내 가슴속의 달빛, 무궁무진한 당신의 파도, 무궁무진한 내 입술,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일요일 밤에,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화요일 저녁, 그의 멀쩡한 지붕이 무너지고, 그의 할머니가 쓰러지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땅속에서 벌떡 일어나시고, 아버지는 죽은 오징어가 되시고, 어머니는 갑자기 포도밭이 되시고, 그의 구두는 바윗돌로 변하고, 그의 발목이 부러지고, 그의 손목이 부러지고, 어깨가 무너지고, 갈비뼈가 무너지고, 심장이 멈추고, 목뼈가 부러졌다. 그녀의 무궁무진한 목소리를 가슴에 품고, 그는 죽고 말았다
아니라고 해야 할까, 아니라고 말해야 할까. 월요일의 그녀 또한 차라리 없었다고 써야할까, 그 무궁무진한 절망, 그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터널이 있어요, 강이 있어요, 다리가 있어요. 언덕이 있어요, 계단이 있어요, 지붕이 있어요, 길이 있어요. 벽이 있어요.
겨울이 지나가요. 눈보라가 지나가요. 봄이 지나가요, 여름이 지나가요, 노을이 지나가요, 비가 지나가요. 안개가 지나가요. 가울이 가요
얼음이 있어요. 모래가 있어요. 호수가 있어요. 바다가 있어요. 물고기가 있어요 배가 있어요. 파도가 일어요. 파도 소리가 들려요.
구름이 지나가요. 두시가 지났어요. 세시가 지났어요. 일곱시가 지났어요, 여덟시가 지났어요. 열두시가 넘었어요. 달빛이 자나가요.
가시가 있어요. 가위가 있어요. 부러진 가지가 있어요. 유리병이 있어요. 거울이 있어요. 햇빛이 움직여요. 가끔은 연기가 나요.
티티새가 지나가요. 밤이 지나가요, 엷고 푸른 소리가 터널을 지나가요. 누군가의 가슴을 두드리던 깊고 붉은 바람이 강을 건너요
**너 혼자**
1. 너 혼자 올 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지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 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나. 발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나는 삼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사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1. 너 혼자 말해볼 수 있겠니
2. 너 혼자 만져볼 수 있겠니
3. 너 혼자 돌아갈 수 있겠니
바스락 바스락, 안개 속에 네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네가 네 청춘을 밟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하지만 기운을 내렴.
한때 네기 두들기던 실로폰 소리를 기억하렴, 나는, 나는, 나는, 삼십과 사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딩동동 딩동동, 네 주머니 속에서 울리는 내 소리를 기억하렴, 하지만.
1. 너 혼자 내려갈 수 있겠니
2. 너 혼자 눈물 닦을 수 있겠니
3. 너 혼자 이 자욱한 안개 나무의 둘레를 재어볼 수 있겠니
**이 가을의 한순간**
텅 빈 버스가 굴러왔다
새가 내렸다
고양이가 내렸다
오토바이를 탄 피자 배달원이 내렸고
십오 톤 트럭이 흙먼지를 날리며
버스에서 내렸다
텅빈 버스가 내 손바닥 안으로 굴러왔다
나도 내렸다
울고 있던 내 돌들도 모두 내렸다
텅 빈 버스가 굴러왔다
새와 고양이가 들어 있는
서랍이 열렸다
초침이 돌고 있는 네 눈 속에
단풍잎 하나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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