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29 05:54
건너편 가을
비가 그치고 늦가을 바람이 분다
어제보다 조금 더 눈이 맑고
주머니가 많은 바람이
분다
집 앞 오래된 은행나무 숲을 쓰다듬으며 가을이
동쪽으로 기울어진 소리를 내며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오전에 나갔던 길을 되짚어
은행나무 숲길로 돌아오는 사람
오늘은 바람이 불고
우 우 바람이 불고
사람의 어깨를 저녁이 어루만진다
-심재휘(1963~)
- /이철원
이제 해는 일찍 떨어진다. 가을의 주위는 점점 일찍 어두워진다. 행인들은 이리처럼 점점 사나워지는 날씨 속에 있다. 그러나 안온하게 감싸주는 이가 없지만은 않다. 내 바로 맞은편을 지나가는 가을의 얼굴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