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식당 아줌마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1. 2. 28. 22:04

바쁘다 바빠 식당 아줌마

아침 일찍부터 출근하여 청소하고

쪼그리고 앉아 그날 식사 준비

식당안 점심치레만 해도 한몸 부족한데

식사주문 배달까지

종종 걸음으로 쟁반덮은 신문지 펄펄 날리며

길도 얼어 미끄러운데 잘도 다닌다

넘쳐나는 설겇이 그릇들

짬짬이 깨끗히 목욕시키고

점심 손님 좀 뜸한 시간 눈치껏 허겁지겁 점심

배불러 만사 귀찮을 시간쯤이면

배달된 빈그릇 회수

 

그 언젠가 추운날

귀가 새빨게서 주머니에 양손넣고 머리엔 쟁반 까닥까닥

추워서 그런지 마음 언잖은 무엇이 있었던지

추위처럼 얼굴도 굳었다

마음이 안스럽다

그렇게 온동네 머리에 이고 발품팔아

아이들 용돈주고 살림에 보태겠지

늙을 고비의 우리네 여동생들

그집 애들의 엄마들

그분들 때문에 짐덜고 살아가는 남정네들

아랫목처럼 따끈따끈히 언 귀나 녹여 주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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