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림 살 이***
가마솥 뚜껑이 반짝반짝
윤이 흐른다
행주질 친 뒷길따라 김이 모락모락
어머님 정성이 모락모락
허옇게 꼬불꼬불 피어 오른다
밥 짓기 전 지은 후에도 매일 매일 매시 매시
어머니의 손길로 깨끗히 깨끗히 세수하네
부뚜막에도 솥뚜껑에도 반짝반짝 햇볓을 들이는
어머니의 손길
지저분하게 죽어가는 것들을 살림
할일없이 먼지 쓰고 놀고 있는 것들에
인공호흡의 생기 불어넣기
맨날 맨날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해도 해도 티도 안난다
인내에 인내를 요구한다
힘들어서 힘든게 아니고
단순 반복 재미가 없어 힘들다
내키지 않는 시작 나 아니면 그 누가 하랴
하기 싫은증 떨쳐내고 시작하면 휘딱 끝
끝내 놓으면 집안 전체가 반짝반짝
식구들 마음도 생글생글
마음도 뽀드득 몸도 후끈후끈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쓸고 닦고 털고 빨래하고
살림살이
내 살림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