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책, 다시 채석강**
문인수
민박집 바람벽에 기대앉아 잠 오지 않는다.
밤바다 파도 소리가 자꾸 등 떠밀기 때문이다.
무너진 힘으로 이는 파도 소리는
넘겨도 넘겨도 다음 페이지가 나오지 않는다.
아 너라는 책,
깜깜한 갈기의 이 무진장한 그리움
*밤이면 왜 가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골똘히,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걸까요. 그건 우리 마음에 어둠이 덧입혀졌기 때문일 겁니다. 거기다가 파도까지 덧붙여진다면 이미 마음은 걷잡을 수 없는 것 아닐까요. 민박집 바람벽에 기대앉은 화자는 '밤바다 파도소리에 등 떠밀'려 '너'에게 격렬하게 사무칩니다. '너'라는 책은 아무리 넘겨도 그 장에 마음을 박아놓게 만드네요, 아니 넘기면 넘길수록 파도처럼 한 곳으로만 밀려가는 그리움의 갈기는 자꾸 더 세워지는 걸요. 그래서 '깜깜한 갈기의 무진장한 그리움'은 다음 장을 넘길 수가 없지요.
(문인수 시집 '쉬'전편읽기,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손진은 지음, 문학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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