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생활기록부 메달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12. 29. 00:06

생활기록부 메달

 

머리털 나고 처음 메달을 받은
오늘 독서회 쫑파티 
부피도 얼마 안되거니와
무게가 새털같아 더더욱 좋다
게다가 쑥스럽게도 열정상이다
더 말썽익히지 않는 열정이길 바라는 열정상
수강생 각각의 특색을 눈여겨 본
최장점만의 엑기스를 응축한
생활기록부이다

 

초등교사 출신 누나가 말하길
학기말 되면 마치 기말 시험보듯
제일 어려운 것이 각학생의 통지표상 생활기록부 기록이란다

 

손녀 1학년 학년말 생활기록부를 본적있다
손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마음까지 꿰뚫어 보고
열공 정신을 북돋아 줌이 선명히 보이는 
담임샘의 노고가 한 눈에 울컥 들어온다
어찌 그리 웃을 일만 있었겠나

끓인 속도 몇 바가지는 되었으리

메달을 보니 쌤의 노고가 들여다 보인다

 

꽃 잎 다섯장 모양으로 종이를 오린 후 가운데 붉은 색

꽃술에 앉아있는 이름과 고딕체로 상 이름 열정상
꽃술 밖은 손수 크레용칠 그리고 코팅후 꽃모양으로 또 오리고 위에 구멍내 목줄을 걸었다

하도 신기하여 만지작대다 뒤짚어 보니

거기가 앞장 인쇄된 붉은 꽃잎 붉은 색 울타리로 꽃잎을 둘러치고 

가운엔 눈꽃 모양의 꽃술

글씨를 넣기엔 검은 바탕

하여 한 판 뒤집기 승으로 뒤집은 

뒤가 앞 앞이 뒤

하여간

수강생들의 얼굴을 수없이 그리며 일거수 일투족까지 응축해낸 생활기록부 메달 

내 책상 위 잘 보이는 곳에서 그도 날 쳐다보고 있다


길이길이 보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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