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길 위의 식사/이재무**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7. 12. 7. 23:01

**길 위의 식사/이재무**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이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진 찬 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이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없이 국물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음 치밀어 올라 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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