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지/나의 이야기

영일대, 포항공대의 마지막 가을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4. 11. 30. 16:52

가을저녁 이동순(1950 - ) 김천

 

오늘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길에 떨어지는 나뭇잎들이

우수수 몰려다녔습니다

그대에게 전화를 걸어도

신호만 갑니다

이런 날 저녁에

그대는 어디서 무얼하고 계신지요

혹시 자신을 잃고

바람찬 길거리를 터벅터벅

지향없이 걸어가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이 며칠 사이

유난히 수척해진

그대가 걱정스럽습니다

스산한 가을저녁이 아무리 쓸쓸해도

이런 스산함 쯤이야

아랑곳하지 않는

그대를 믿습니다

그대의 꿋꿋함을

나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