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반딧불/한영명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4. 8. 13. 23:38

<반딧불/한양명 (1960~)>

 

단지 보름을 살기 위해

일 년을 기다리다 우화羽化해서는

생에만 전념하기 위해 단식

스스로 입을 닫아 버린다

그리하여 순정한 형광螢光

*빛으로만 말하고 빛으로만 사랑해서

사랑이 다하고 수백의 후생後生이 태어나면

목숨마저 미련 없이 거두어 버린다

그 결연한 삶과 사랑을 알기에

*달빛도 한쪽으로 비켜서는 밤

반딧불 한 마리 어리 위에 앉는다

세상이 다 환하다

 

-세상 하찮은 것들을 소재로 하지만, (*표시 행) 강렬함을 가미한 서정시의 새로운 맛을 가미함으로, 서정시 창작상 필수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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