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태준 시인/ 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중에서 나는 시를 써온 지 30년이 넘었지만, 시를 쓰는 일이 매번 어렵다, 언어는 아주 예민하다. 그래서 언어를 다루는 시인도 극도로 예민해야 한다. *언어는 금방 도마뱀처럼 달아나고, 깎아놓은 사과처럼 색감이 변한다. 그래서 시인은 늘 마음이 조금 고양된 상태에 있도록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 다른 생활을 단순하게 해서 오직 시에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냥불처럼 잠깐 점화된 *생각을 수첩에 얼른 적어서 보관해야 하고, 구상하고 있는 시를 마치 바지 주머니에 넣어 다니듯이 늘 생각하며 마음에 지녀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잠들기 전에도 시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관심이 사라지는 순간, 시는 줄행랑을 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