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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0 문목 시/ 반어, 주어진 상황을 비꼬기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7. 23. 23:04

-문장에 나타난 뜻과 그 뒤에 숨어 있는 뜻이 같지 않게 비꼬아서 표현하는 것

* 언어적 반어: "표현된 것"과 "의미된 것"이 서로 충돌하게 하고, 모순되게 시 문장을 표현하는 방법

예) 김소월/ 가시리

 

1 하급반 교과서/ 김명수

 

아이들이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나는 물끄러미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청아한 목소리로 꾸밈없는 목소리로

' 아니다 아니다' 하고 읽으니

'아니다 아니다' 따라서 읽는다

'그립다 그립다' 하고 읽으니

'그립다 그립다 따라서 읽는다

의기도 좋아라 하급반 교과서

활자도 커다랗고 읽기에도 좋아라

목소리 하나도 흐트려지지 않고

한 아이가 읽는 대로 따라 읽는다

 

**이 봄날 쓸쓸한 우리들의 책읽기여

우리나라 아이들의 목청들이여

 

**반어적

 

*극적 반어

 

2 목련에 대하여 3/ 박남철

 

1

국민학교 때 나는 학교 화장실 뒤의 콘크리트 정화조 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보았었다

 

지금도 나는 그 생각만 하면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아마 그 개는 그 정화조에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똑같은 상황에서 어째해볼 수도 없는 자신에 절망한다,,,,

 

덥석 잡아서 끌어올려야 하는 건데,,,

 

그러나 개는 잡는 시늉만 해도 이빨부터 먼저 드러낸다,,,

 

으르렁,,,,

 

2

*나는 자본주의의 정화조에 빠진 한 마리의 개이다.

 

*극적 반어로 좋은 표현

 

3 나의 아내/ 나태주

 

특별한 여자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평생 한 남자의 

인생만을 지킨 여자

 

그 여자가 바로

김성예랍니다

 

-오늘의 시 놀이 : 나태주/ 나의 아내를 읽고 :나의 () 쓰기,  밴드에 올리기. 상대방에게 보내기, 답장 밴드에 올리기

 

*나의 아들*

 

나의 또 다른 나

내 아들

엄마가 킹카라며 입이 귀에 달렸던

엄마께 잘해주라 편지 주어

아들의 아들만도 못한 슬픈 생각했던

그 이름 유태종 

 

4 돌문어라는 춤/ 김은순

 

*저녁이 오는 방향으로 호미곶 등대는 서 있고요

*파도는 저녁의 옆구리로 파고들고요

그때 큰 섬과 작은 섬 사이를 잇는

*진달래꽃의 저녁이 부풀고 있지요

 

절벽 밑의 동굴 속으로

무릎팍 걸음으로 오는

붉은 빛 진달래꽃이 알을 낳으러 온대요

 

해조음이 모래 빛으로 흩어질 때

물밑에서도 꽃그늘이 오고

갯바람 언덕이 생기고 있지요

 

침묵으로 환하고 아름다운

눈이 부시는 저 진달래꽃을

호미곶 사람들은 돌문어라고 불렀대요

 

그런 봄 바달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수경을 쑥으로 닦은 해녀들이

저 진달래꽃을 끄집어내어 말려두었대요

 

저 꽃잎 빨판 하나가 물밖에서는

열두 달이라지요 진달래꽃은

호미곶의 얼굴이었지요 돌문어라는 춤이었지요

 

5 찔레의 방/ 오영민

 

*병원 문을 나서다 하늘 올려다 본다

아기인 듯 품에 안긴 *찔레 같은 어머니

*기억의 매듭을 풀며 꽃잎 툭툭, 떨어지고

 

잔가시 오래도록 명치끝 겨누면서

수액 빠진 몸뚱이로 물구나무 서보라며

*먼 바다 어느 끝으로 내몰리는 나를 본다

 

파도 끝 수평선을 붉은 줄 내리 긋고

*굽 닳은 하루해가 출렁이다 멈춰 선 곳

*익명의 불빛이 와서 꽃잎으로 흔들린다

 

6 솜사탕/ 김환

 

아파트 공터

할아버지가 낡은 솜사탕 기계를 돌린다

덜컹거리는 소리

*골목을 흔들고

*손수레 위로 둥글게 감겨드는

*바람소리, 아이들 소리

쳐다보는 이이들 눈 속으로

*하얗게 새때들이 날아오른다

챠르르! 챠르르! 페달을 밟을 때마다

*오색실구름이 피어나고

*와! 그름을 타고 날아가는 아이들

*어스름이 천천히 공터를 지우면

*창문마다 둥근 불빛이 내걸리고

*솜사탕처럼 부푼 아이들

*하나, 둘 푸른 별이 된다.

 

-김환/ 김영식의 필명

-동시에 두 군데 응모했다 동일인으로 판명되어 신춘 당선이 실격된 비운의 시인

 

7 털실감기/ 김영식

 

나는 실을 풀고

할머닌 실을 감고

 

*호롱불빛이 감기고

*부엉이소리가 감기고

 

사과처럼 둥글어지는 실타래

 

나는 지겨워져 빨리 풀고

할머닌 엉킨다며 천천히 감고

 

*슬슬 하품이 감기고

*펄펄 함박눈이 감기고

 

어느새 호박처럼 켜진 실타래

 

*할머닌 뽀송뽀송 나를 감고

*나는 도란도란 할머닐 풀고

 

-시집/ 숫가락 사원 필독요

 

8 여름날의 미지막 바닷가/ 문태준

 

*바닷가는 밀려와 춤추는 파도들로 흥겨워요

*나는 모래밭에 당신의 이름과 나의 질문을 묻었어요

나는 모래성을 하나 더 쌓아놓고 바닷새보다 멀리서 올라올 밀물을 기다려요

 

모래알에는 보리처럼 뿌린 별이 가득한데

모래알에는 초승의 달빛이 일렁이는데

 

*우린 이 바닷가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우린 이 바닷가에서 다시 알아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