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주차 문목시 숙제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4. 17. 01:11

1 회람 시집 중 마음에 드는 시 한 편 타이핑 하기

 

앵두/고영민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

빨간 회이바를 쓰고 왔네

 

그녀의 스쿠터 소리는 부릉부릉 조르는 것 같고, 투정을 부리는 것 같고

흙먼지를 일구는 저 길을 쒱, 하고 가로 질러왔네

가랑이를 오므리고

발판에 단화를 신은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기린의 귀처럼 붙어 있는 백미러로

지나는 풍경을 멀리 훔쳐보며

간간, 브레끼를 밟으며

 

그녀가 풀 많은 내 마당에 스쿠터를 타고 왔네

둥글고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2상기 시  낭독 밴드에 올리기

 

3 회람 시집 중 마음에 드는 시어나 싯구로 시창작 하기

 

3-1 차용 시와 싯구

(치약/고영민)

 

*한번 짠 치약은 다시 넣을 수 없다

 

*어린 시절 군것질거리가 없어 봄햇살 번지는 담장 밑에 앉아 몰래 치약을 먹은 적이 있다. 손끝에 조금 짜서 먹었더니 입안이 화하고 참 달달했다. 조금 더 짜서 먹고 조금 더 짜서 먹다보니 나중엔 치약 한 통을 거의 다 먹어버렸다

 

*저녁 무렵, 어버지가 내 뒤꼭지에 슬쩍 한마디를 흘린다. 큰일 났네 주가 그 독한 치약을 한 통 다 먹었나봐, 그걸 한꺼번에 먹으면 멀쩡한 어른들도 성치 않지, 누군지 모르겠는데 오늘 중으로 물 세 바가지는 먹어야 죽지 않을 텐대 말아

 

뒤척뒤척 나는 잠을 못 이루다가 식구들이 자는 틈을타 몰래 부엌에 나가 바가지에 물을 떠마시고, 갑자기 방안에서 너 오밤중에 부엌에서 뭐 하니? 어머니의 목소리와 함께 키들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오로지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바가지에 얼굴을 박고 꿀꺽꿀꺽 남은 물을 마시는데

 

**어느덧 나도 그 아버지의 나이.

*치약처럼 짜인 아버지는 영영 이 세상에 없고

이 한밤중 나는 무슨 이유로 부엌에 나가 꿀꺽꿀꺽 세 바가지의 물을 혼자 마시고 있나.

 

*대강의 시 전개

**자작시 차용 싯구

 

3-2 싯구 차용(어느덧 나도 그 아버지의 나이) 창작 시

 

**이제야**

 

 

맑은 날은

마스크 힐끔힐끔 해방구, 양학산에 출근하는 날

 

첫 깔딱 고개 중간쯤에서 숨이 깔딱깔딱하는데

언덕 꼭대기는 잡생각 말고

그냥 그냥 바닥만 보고 오르란다

 

산 길에 인생길이 스며 있다.

 

식솔은 많고 찢어지게 없던 아버지의 인생 산 길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내핍의 뚜벅뚜벅 길

 

어쩌다 가족회식은

윗 시장 장춘옥 설렁탕 멀건 국물 노란 큰 주전자에 사서 집에서 밥 말아먹는 것

금싸레기 국물 한 방울이라도 주전자 목구멍으로 넘쳐 흘릴까봐 주전자를 좌우로 바꿔들며 그쪽 어깨를 높여 걷는

발걸음하곤, 설렁탕 먹고 낼 힘을 미리 땀 뚝뚝 가불했던 일, 고등학교 학급 조회 때 등록금 미납자로 담임 샘의 호명에 하루 종일 얼굴 벌곃게 얼빠졌던 일, 애들 버스비 벌충한다고 거의 걸어 나다니시던 일

아예 지갑이 없었던, 아버지를 위하여 쓴 돈이라곤 값 싼 봉지 잎담배 풍년초 값 몇 푼 뿐안방의 푸른 담배 연기 배배 꼬여 피어 올라 아버지의 먹고 살 걱정이 배배인 듯. 그렇게 다 파먹이고도 말년엔 뇌졸증으로 몸의 왼쪽을 잃으시고

겁데기로 떠나가셨다.

 

눈물도 마른 속울음 꾸역꾸역이었을, 아버지

 

어느덧 나도 그 아버지의 나이 *r1

 

뜸 들어 보니

아버지가 숨겨논 생의 보물찾기 이제야 하고 있다

 

*r1/ 고영민, 치약(시집/ 공손한 손)에서 차용

 

3-3 숙제 미제출 끄적임(앵두 패러디)

 

(목련)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

하얀 화이바를 쓰고

카키색 털목도리 칭칭 두르고

 

뽀얀 흙먼지 이끌고 쌩하니 왔네

가랑이를 오므리고 화이바와 깔맞춤, 백옥 운동화발 가지런히 하고 허리를 곷추세우고 귀때기 백미러에 스치는 풍경들휘리릭 던져넣고 길의 곡조에 따라 브레끼를 끽끽대며, 급유턴으로 흙을 뒷발차기하고 폼나게 섰네

그녀의 부릉부릉 스쿠터 소리는 좀은 바쁜둣 조금은 애살맞고

 

화이바

화이바

하얀 cpu 보호 투구

 

화이바를 벗으니

밥 달란 어린 새들의 입벌림이요

봄 고픈 대지의 입벙긋이어라

 

우트라이나에서는 콩 볶는 우쩔 총알

요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