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퍽퍽 갈기세요
죽었다가도 일어설게요
ㅡ팽이/최문자 부분
이번주를 시작하는 오늘 월요일,
위싯귀가 머리를 갈긴다.
시로 기도하며 오늘을 시작한다.
1 무당벌레/**길상호
손바닥에 올려놓은 무당벌레
*차근차근 손금을 읽다가
*사람의 운명이란 게 따분했는지
날아 가버리고 만다
등껍질의 점처럼 선명한
*점괘 하나 기다리던 내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불어 가는 바람처럼 무심히
*무당이란 이름도 버린
**벌레,
**나는 언제쯤 나에게서 훨훨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ㆍ시 전개/손등 무당벌레ㅡ손금을 일다ㅡ사람의 운명 따분하여 나라감 ㅡ등껍질의 점괘 남김 없이ㅡ무당 이름도 버린 벌레ㅡ나에게 벗어나길 기원
ㆍ행갈이 /벌레 ㅡ강조 의미
ㆍ나는 언제쯤~ 시적 화자의 내면 심화
2 초생달/ 김강호
*그리움 문턱쯤에
고개를 내 밀고서.
뒤척이는 나를 보자
흠친 놀라 돌아서네
*눈물을
다 쏟아내고
눈썹만 남은
내사랑
- 《한국단시조156편》(2015) 수록
ㆍ시 전개/그리움 문턱 ㅡ뒤척임ㅡ 눈물 ㅡ눈썹 내사랑
ㆍ시조 정형시 기본형식
초장/4마디 3 4 3 4 음절
중장 3 4 3 4
종장 3/반듯이 5 4 3
ㅡ그리움~밀고서/진술.
ㅡ눈물을 ~내사랑/진술과 좋은 묘사
3 맨발/이은숙
술타령을 하고 잠이 든 밤
*이불 밖으로 나온
맨발
손발이 두툼해야 잘 산다는데
저 발 때문이었을까
*채워지지 않는 수레를 끌고 오느라
더 많이 힘들었을
*백 번 밉다가
*천 번 용서가 되는
*남자의 저 발이
*여자의 생을 끌고간다
ㆍ시 전개/술타령 이불밖 맨발 ㅡ발 타령과 연민 ㅡ애증 ㅡ남자의 발이 끌고 가는 여자의 생
ㆍ맨발/작고 소소한 시제로 좋음
ㆍ술타령을 하고~맨발/선경후정의 묘사
ㅡ저 발~/제유법
4 민들레 스님 - 서숙희
우리 동네 골목길 허름한 담벼락 밑
*한 스님 터를 잡고 하안거에 들었다
*얼굴빛 노랗게 뜨도록
장좌불와 정진이다
이마에 얹힌 화두는 비움과 가벼움
비틀대는 걸음들을 묵언으로 받아내며
깊숙이 뿌리로 내린
꼿꼿한 결가부좌
그 여름 다 끝나던 어느 맑은 해제일에
흔적 하나 벗어 놓고 홀씨 되어 떠났다
신발도 바랑도 없는*,
참 가벼운 만행길
ㅡ한 스님 터를 잡고~좋은 비유
ㅡ얼굴빛 노랗게 뜨도록~최상 시어
ㅡ비움과 가벼움/ 걸음들 묵언으로 받아내며/좋은 조웅
ㅡ신발도 바랑도 없는 , 의 , 의미는 앞 뒤를 동시 강조
ㅡ만행길/무목적 길
5 꽃단추/손택수
내가 반하는 것들은 대개 단추가 많다
꼭꼭 채운 단추는 풀어보고 싶어지고
과하게 풀어진 단추는 다시
얌전하게 채워주고 싶어진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질색
감질이 나면 좀 어떤가
단추를 풀고 채우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건
낮과 밤 사이에,
해와 달을
*금단추 은단추처럼 달아줄 줄 안다는 것
무덤가에 찬바람 든다고, 꽃이 핀다
용케 제 구멍 위로 쑤욱 고개를 내민 민들레
지상과 지하, 틈이 벌어지지 않게
흔들리는 실뿌리 야무지게 채워놓았다
ㅡ금단추 은단추처럼/좋은 표현
ㅡ땅에 박힌 단추/민들레
6 애기똥풀 / 안도현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 안도현,『그리운 여우』(창비, 1997)
ㅡ시 의 전개/애기똥풀의 회상-ㅡ봄날마다 화자의 얼굴 봄
ㅡ못본 미안 ㅡ애기똥풀 의견 ㅡ애기똥풀도 모르며 시창작을 조소.
***패러디 시/생강나무 꽃과 산수유 꽃
머리에 흰 눈을 소복히 일때까지
생강나무 꽃과 산수유를 구분 못했네
봄이 올 때마다
그들은 나를 눈 빠지게 바라보았을텐데요
매서운 추위 이겨내며
그 노란애들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그 둘도 구분 못하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시를 끄적질 한답시고
7 어머니의 등뼈/ 서숙희
어머니
휘어져 굽은
마른 등뼈를 본다
*자식이라는 화살을
*세상에 쏘아내느라
일평생
구부리고 또 구부린
하얗게 바랜
저 활.
8 동천(冬天)/서정주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9 숟가락/ 이정록
*작은 나무들은 겨울에 큰단다 큰 나무들이 잠시 숨 돌리는 사이, *발가락으로 상수리도 굴리며 작은 나무들은 한겨울에 자란단다 *네 손등이 트는 것도 살집이 넉넉해지고 마음의 곳간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란다
큰애야, *숟가락도 겨울에 큰단다 이제 동생 숟가락들을 바꿔야겠구나 어른들이 겨울 들녘처럼 숨 고르는 사이, 어린 숟가락들은 생고구마나 무를 긁어먹으며 *겨울밤 고드름처럼 자란단다
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福자가 쓰인 숟가락 세 개를 방바닥에 내놓으신다 **저 숟가락이 겨우내 크면 세 자루의 삽이 될 것이다
쌀밥을 퍼 올리는 숟가락처럼 나무들 위에 눈이 소복하다 한 뼘 두 뼘 커 오를 때마다 나뭇가지에서 흰 눈이 쏟아지고 홍역인 듯 항아리 손님인 듯 작은 새들이 날아간다
*하늘이 다시 한 번 털갈이를 시작한다
*1 시 감상법
ㆍ먼저 화자 (시인이 아닌) 의 정서를 파악하기
ㆍ좋은 시는 화자의 정서가 잘 드러나지 않고 애둘러 말한다
ㆍ시적 언어(사물의 언어, 존재의 언어, 감정의 언어) 이해
ㆍ시는 기쁨, 슬픔, 사랑 같은 감정의 표현
ㆍ감정적 진술, 비유를 통하여 진술
ㆍ상상을 통하여 새롭게 느낀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
예)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교학상장/ 배우며 가르치며 성장
*길상호 김강호 이은숙 손택수 안도헌 시 더 배우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