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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6 시의 숲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1. 9. 6. 14:05

이상국/옥상의 가을 "을 느끼기 위한 우리집 옥상

 

송도 솔밭 산책가는 중간, 오늘 가을 시를 배운바, 눈에 들어온 남의 집 가을 따오기/감과 석류가 가을을 노래한다

 

그 무더위 이겨내고 가을을 매단 이웃집 석류.나보다 나으리라 ㅎ

 

 

 

*단상 ;시간에 매이다

오늘 뱃머리 평생학습관 시 시간

시 숲을 거닐다 "2학기 첫 날
혹여 늦을까 평상시와는 달리 휴대폰 알람 켜놓고 잤다
어릴적 소풍 가는 날처럼 일찍 깬 잠
또 자려도 강의시간만 또렷하다
에이! 이럴바엔 아침운동 갔다와야겠다
차라리
아침 식사용 사발의 콘후레이크 넣은 과일은
왜 그리도 많은지?
남겼다 갔다와 점심용으로 먹어야겠다

'시간이 없나봐?'
ᆢ ㆍ ㆍ양은 왜 이리 많은지 .....
역시나 않맞는 코드에 바쁜시간 더 짧게 짜증나려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골목길 급히 나와
2차선 직진차선에 붙었다 서행 직진하다
좌측깜박이 켜고 1차선 맨앞에 본의아니게 새치기하니 짜슥아 빨리 꺼져하매 선호등이 불을 준다 뒷차께 미안하여 비상등 깜박이며 1등으로 달리니 참도 물 흐르듯 운전도 잘한다 내가 보기에도 서울 택시운전 경력 살아있네 오랜만이고 급한지라 한브럭을 지나쳐 좌회전후 한참지나 다시 유턴, 뱃머리 목적지에 5분전에 안착했다 첫날 각자 소개 ㅡ 남들이 내 입술이 많이 이쁘답디다며 흥큼을 떨며 마스크 변장을 벗고 꼬리를 쳤다. 혹시나 밟을지도 모를 개똥, 치매, 예방차원에서 명약인 시 한숫갈 먹으러 또한 코로나에 시 숲의 시 향기는 안녕하신가 보러왔다고 했다 세월이 허옇게 내려앉은 꼰대가 설래는 마음으로 꾸미고 나와 책상에 꼬장꼬장하게
앉아 시간에 몸을 매임은 얼마나 거룩하고 위대하던가
즐겁고 기꺼이 시간에 매이는 자유는 얼마나 꺌끔하던가

<오늘 배운 시>

1**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에 올라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들어 있다

​피는 따뜻하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r1 따듯한 시의 시인, 나도 따듯한 시를 창작하도록 노력

 

2 안동/안도현

 

매화는 방 안에서 피고

바깥엔 눈이 내리고

어머니는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나는 바닥에 엎드려 시를 읽고 있었다

누이야, 이렇게 시작하는 시를 한 편 쓰면

어머니가 좋아하실 것 같았다

가출한 아버지는 삼십년 넘게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어머니는 딸을 낳지 못했다

 

아내는 무채를 썰고 있었다

*도마 위로 눈 내리시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생채와 들기름으로 볶은 뭇국을 좋아헸다

 

매화는 무릎이 시큰거린다고 했다

동생들은 관절염에는 수술이 최고라고 말헸고

*저릿저릿한 형광등이 매화의 환부를 내려다보았고

환부가 우리를 키웠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누이야, 이렇게 시작하는 시를 쓰면 

우리 애들과 조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고모가 생겼으니 고모부도 생기고

고종사촌도 생기니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자궁을 꺼내 내다 버렸고

시는 한줄도 내게 오지 않았다

 

*저녁이 절룩거리며 오고 있었다

술상에는 소고기육회와 문어숙회가 차려졌고

우리는 소주를 어두운 배 속으로 삼켰다

폐허가 온전한 거쳐였다

누구도 폐허에서 빠져나가지 않았다

 

안동시 평화동 낡은 아파트 베란다 바깥으로

쉬지 않고 눈이 내리고 있었다

 

(능소화가 피면서 아긱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창비)

 

r1 시인의 새로운 스타일의 작시 바람직

r2 의미를 두고 읽지말고 분위기로 읽기

r3 행갈리가 있으므로 산문시는 아니다

 

3 섬/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나는 별아저씨/문지)

 

r1 보고 싶고 가고 싶은 섬

 

4 이불 속에서 불을 켜고/김개미-별명

 

이불 속에 들어가 불을 켜면

동생이 갑자기 관심을 보인다

 

불을 켜고 꼼짝하지 않으면

동생이 이불을 조금 걷고

내가 뭐 하나 본다

 

나는 별것도 안 하면서

동생을 못 들어오게 한다

 

그러면 동생은 이불을 꼭 쥐고

눈물을 글썽거린다

 

그러면 나는 못 이기는 척

들어오라고 한다

 

동생이 입을 딱 벌리고 내 옆에 누우면

별 수 없다

거짓말이라도 하나 해 준다

 

/오줌이 온다

 

r1 동시

r2 시를 쉽게 쓰기가 제일 난해

 

5 죽도시장2-기나긴 문자메시지/홍성식

 

아버지, 겨울바람이 찹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간다간다 하면서도 저 살기가 만만찮아 포항행 버스를 탄 지도 오랩니다. 어떻게든 이혼은 피해 보려 했으나 민숙이 아비하는 꼴을 더 이상은 참고 보기 힘 들어요. 그러다간 내가 제명에 못 갈 것 같아서, 낮밤 가리지 않는 술이야 답답하니 그러려니 한다 해도, 걸핏하면 부엌칼을 휘두르고 딸년 학비까지 손을 대는 이 짐승을 어째야 할지요, 다 전생에 지은 내 죄 탓입니다. 아버지, 말 꺼내기가 두렵고 미안해요, 압니다. 시장 쓰레기 치우며 엄마 없이 두 딸 키운 아버지 고생을. 요새는 새벽길 폐지까지 줍는다는 것도 압니다. 다 압니다. 일생 용돈 한 번 준 적 없이 때마다 손 벌리는 내가 나뿐 년이에요, 아버지, 어떻게 이십만 원만 보내줄 수 없을까요? 설거지 다니는 기사식당 월급은 삼 주 후에나 나온다는데,,,,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거기도 *병든 해가 뜨고 시든 달이 지고 있나요/출생의 비밀

 

6 봄의 정치/고영민

 

봄이 오는 걸 보면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온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졌다

얼음이 풀린다

나는 몸을 움츠리리 않고

떨지도 않고 걷는다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만으로도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뭄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

따뜻한 눈송이들

지난 겨울의 노인들을 살아남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단단히 감고 있던 꽃눈을

조금씩 떠보는 나무들의 눈시울

찬 시냇물에 거듭 입을 맞추는 고라니

나의 딸들은

새 학기를 맞았다

/봄의 정치

 

7 개의 표정/손진은

 

두어 달 전 명절 끝날 산책길

인적 뜸한 고향 신작로를 지나다 들었네

 

점잖지 못하게 왜 그랬어?

오빠란 놈이 동생을 그렇게 하면 어째?

아침 공기 잔잔히 물들이는 어떤 중년의 음성

그 오빤 보이지 않고 하,

누렁이 한 마리가 고갤 숙여

그 말 고분고분 듣고 있는 곁엔

누운 암탉 한 마리

 

(아마 옛 버릇을 참지 못하고 유순하던 개가 닭을 물었던 모양)

 

머릿수건을 쓴

그의 아내인 듯한 환한 여인은 또

왜 암말도 안하고 아궁이에 장작불만 지피고 있었는지 몰라

 

가축 두어 마리, 가금 대여섯

키 낮은 채송화, 분꽃, 해바라기와

사는 필부인

그 사내 부부의 울타리 너머

끔결같이 들은 그날의 음성과 실수 때문에

가책받은 얼굴과 고갤 숙이던

그 착한 개의 표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내가 다 죄인인 듯 마음이 저려 온다네

 

알아듣기나 했으려나 그 말?

메아리 소리 곱게 울리던 그날 아침

아 참, 내가 진정 못 본 건 또 무얼까?

 

/그 눈을 밤의 창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