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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등단한다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1. 5. 4. 01:51

**매일 등단한다**

매일의 일과 중
졸시집 낸 후 새로운 루틴은

밤새 받은 주소들을 노트에 적고
시집 안 첫 페이지에 인사말을 적고
겉봉투에 주소를 적고
우체국으로 내달린다
창구 여직원이 변함없이 출근하셨네요
하듯
먼저 인사를 한다
우체국에 등단한다
우체부 아저씨 오토바이를 타고
지인들께 등단한다

그중 제일 기쁜 등단은
내일 모래 9학년이신 요양원에 계신
영원한 문학소녀 두째 형수님의 전화
개인 전화비도 절약하시랴
거기 070 전화로 매일 감동했다며
하시는 전화
국민 제목이라며
바람이 불어오지
어떻게 바람이 걸어와 하며
시집 제목, 바람이 걸어올 때에
호 호 하시면
오글대고 누추하고 변변찮지만
마음들 잘 묶어냈다 싶다
멀어 못가뵌 그리고 코로나로 면회절대금지의
생감옥의 절묘한 사식 차입이 통쾌하다

그렇게 매일 등단하고 며칠은 계속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