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만해도 해빛피하기족 이었는데 요즈음은 해바라기가 되는 날씨다. 매일 출퇴근하는 솔밭 그늘집도 옆구리가 막혀 바람을 막아주면싶다. 그늘집안이 제법 서늘하다 걷기 댓바뀌로 몸을데운다.
계절은 참도 잘 익어가는데 나도 잘 익어가고 있는지?
태풍이 떨어트린 솔가지 무덤이 여기저기다. 그 무덤을
없애는 작업이 이색적이다. 솔가지 탈곡같다. 은행의 종이 파쇄기 같다. 옛날 발로 구르는 원통 탈곡기 같다. 굵은 가지를 골라낸 후 잔가지를 입구에 넣고 모타를 돌리니 잘게 썰리어 배출댄다. 그걸 솔밭에 뿌려준다.
자기를 짤게 썰어 자기의 거름으로 자기자신을 거두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게 썰리고 잘리며 나는 푸른 향기는 또 얼마나 향긋한지? 금방 옛적 고향 한가운데 앉아있다.
걸으니 더 잘 보인다. 빨간 깨꽃, 요염한 꽃무릇도 우후죽순으로 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