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흑흑꽃물 자국
흑흑 꽃이 피려나보다
눈이 아리고
들숨이 길어지고
어깨가 들먹인다
가슴에 샘이 솟아
눈으로 기어 오른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이 엄마품이라던데
가고 싶어 가는 것도 아닌
보내고 싶어 보내는 것도 아닌
저 별의 저 하늘로 떠나 가는 중
내 슬픈 말들을 끄집어 내어
그 글이 널어주니
흑흑꽃물 자국이
가슴에 배인다
1, 김용택 시집/어머니 꽃시/복지관 한글반 어머니 수록 시
중심
**1~1 듣고 싶다/배정동(농아 어머니)**
아들이
손자가
웃고 있다
크게 입 벌리고
웃고 있다
어떤 소리일까
산보다 큰 소리일까
꽃보다 예쁜 소리일까
듣고 싶다
웃음소리
**1~2 사십 년 전 편지/조남순**
`사십 년 전 내 아들 군대에서 보낸 편지
언젠가는 읽고 싶어 싸움하듯 글 배웠다
뜨는 해 저무는 하루 수없이 흐르고 흘러
뒤늦게 배운 한글 공부
장롱 문을 열어 본다
사십 년을 넣어둔 눈물바람 손에 들고
떨리는 가슴으로 이제야 펼쳐본다
콧물눈물 비 오듯 쏟아내며
사십 년 전으로 돌아간다`
**1~3 사랑해 말한 날/이순자**
가족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기 숙제
내 평생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하고 살아서
이 나이에 쑥서러 어떻게 말해
숙제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남편 눈치만 보고 있다가
밥상 들어주는 남편에게
때다 싶어
고마워요 사랑해요
말해 버렸다
나는 얼굴이 빨개졌는데
당신 무슨 일 있나 하고
남편이 웃고 있었다
밥맛이 씹을수록 좋다
어쩔겨
이제 시작해버렸으니
매일 사랑해요라고 말해야지
**1~4 "......"/이맹연
낙엽 떨어지던 가을
그해 가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배우고 익혀
처음으로
막내한테 문자를
써 보냈습니다
문자를 받아본 아들이
전화해 왔습니다
"......"
아들이 목이 메어 말을 못 하고
나도 덩달아
목이 멥니다
**1~5 친구/김예순**
오늘은 한글 공부 하는 날
선생님과 친구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해지네
저녁을 저년이라 쓰고 호호호
참새를 촉새라 쓰고 하하하
고사리를 고살리라 쓰고 히히히
옆구리를 개구리로 쓰고 헤헤헤
너도 틀렸냐? 나도 틀렸다
우리 모두 틀렸으니 친구 맞구나
**1~6 손자 선생님/배영순**
복지관에서 배운 한글을 복습할 때
손자 녀석 지가 선생님이고
나를 학생이라고 받아쓰기를 시킨다
좀 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
"호, 자를 쓸 때 "오, 위에
혹이 있나 없나를 물어보고
"설, 자 적을 때는 서울이라는
"서 자 밑에 꼬불꼬불한 것 붙니?
하고 물어보면 손자 녀석은
손뼉 치고 웃으면서
며느리한테 고자질하려 간다
그 대답만 해주면
난 백 점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고약한 녀석!
**2 시창작 꿀팊**
121 글을 쓸 때 잡생각을 받아 적기
일상에서 잡생각은 시에서 진실이고
일상에서 진실은 시에서는 잡생각
우리가 쓸데없다고 버리는 그 안에 우리 자신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
122 잡생각은 가장 그 사람다운 생각이고 진짜 인생
잡생각의 채널에 접속하면,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잡생각
조차도 없다
123 일상의 잡음들을 무시하지 말기 시는 그 속에 다
들어있다
태초에 생겨난 우주複射線은 지금도 심야 프로가 끝난 티브에노이즈로 잡힌다한다 또 앰브런스 멀어져가는 소리에 착안해,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24 보고 듣는 것 뒤에, 태초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명심
우리가 묘사墓祀 지내려 가듯, 코끼리도 먼 길을 가서 조상들
해골을 코로 쓰다듬는다 해요 어린 코끼리는 해골이 무서워
엄마 코끼리 뒤에 숨어요
125 뭐든지 잘 들여다보기
세상 모든 의미 없는 것들에게 의미를 되찾아주는
시인은 신이 버려둔 일을 대신 하는 존재
입가에 말라붙은 침 자국, 주방 환풍기에 달라붙은 기름 때,
변기 앞에 떨어진 오줌 방울 등등 ,,,,
**3 다음 주 미션/비밀**
***4 개인 잡생각***
요번처럼 본 자료 입력하기 애럽긴 처음 ㅜ
거의 2박3일 소요
컴 버젼이 태고적 버젼이라 접속 애로 및 코로나로 간만 하다보니 절차도 어리버리 아리까리
하여 스마트 폰 자판 두드리기 잘 끝나간다 싶으면 뭘 잘못 터치했는지 나무아비타불 휘리릭 날라가고 이러길 여러번 약 올라서 오기로 제대 말년병장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며 지금도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조심 하며 끝 휴우 이 짖을 왜?
좋으니께 ㅎ
날씨도 무덥고 아코디언 바람통 가죽끈 죽도시장앞 수리비가
15000 과하여 뜯긴 않좋은 기분. 10000원이어도 후하게 쳐 준단 굴뚝같은 생각
이 가격도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 인프레이션 영향인가
벌기는 어려워도 빼앗기기는 떡먹기
고가악기 부품 수리니 당연히 돈 냄새가 풀풀날 일
심리전에서도 밀렸다. 작업전 수리비 미리 떠보기나 할걸
두번 다시 올 데가 아니다
채 10분도 안되게 가죽쪼가리 손가락 두마디 정도
본드로 붙이고 가위로 오린 값이 비쌀 때 수박 한통 값
돈 맛을 단단히 들인 영감 평생직장 잘 찾았수 ㅜㅜㅜ
저녁 청포도 시 숲에선 의외로 칭찬 선방
잠시 우쭐 나도 잘 쓸 수 있네 선생님도 더 이뻐 보이네 강의를 좋게 내페이스대로 즐길 수 도 있단 생각 공과 열과 정성을 깃들이면 언젠간 반드시 꽃 피고 열매 맺는듯 얼마나 손을 봤던가 엉덩이를 펴고 앉을 때나 허리를 펼 때 스마트폰 공부 할게 없다 싶을 때나 심심할 때 꼭 머무는 졸작 핥고 빨고 손에 공기돌 갖고 놀듯 무시로 끼고 돌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