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는 날은 으레히 선해진다
아침 먹는둥 마는둥 돈벌이 나가는 며늘
코로나 재택근무 아들
맨날 제일 일등으로 일어난단 채윤이
일어나자마자
형광등 불켜지듯 껌벅껌벅 눈 비비며
아침 긴 햇빛 어슴츠리 방 안 더듬듯
할배 방 들어와 방긋
좀 어둔 방 밝히는 방불이어라
귀걸이에 목걸이에 반지에 치마에 멋진 점퍼에
왠만한 아가씨 못지않은 꼬마아가씨
헤어지는 교차로에서의 빠이빠이 손짓은
노스탈쟈의 손수건인가?
코로나
무섭긴 하다
오전 지하철 안도 쉬죽은즛 띄엄띄엄
꼬리가 붙었을 출구 계단과 에스카레이타 줄도 좀 떨어진 거리
병원 입구 진풍경
모든 출입구 봉쇄하고
한 곳만 터놓고
얼기설기 줄 쳐 놓고 출입인들 한 곳으로 몰아넣고
직원들이 급히 한 사람씩 입장시키는 것이
뜰에 풀 뜯으러 갔다 축사로 돌아오는 가축같다
사람에 검문 당하는 사람가축들이다
''외국에 다녀오셨어요?''
''기침 발열 있으세요?''
하며 체온계 같은걸 목에 대본후
이상 없을시 손바닥만한 초록색 인쇄용지 출입증을 준다
병원 안 얼굴과 눈들은 선하다
된 맛을 봐 다 안다는듯
인생 그까잇것
미움과 싸움
그딴게 무엇인지
아마도
밖의 봄은 그런것 다 초월한듯
초연히 와 기다리고 있다
봄이 보고있는 봄
햇살도 보고 있는 봄
바람도 보고있는 봄
봄 봄 봄 이건만
서로를 보기가 불안하고 불편한 봄
화사한 벚꽃
검은 상복입고 굴건을 쓰고 쓸쓸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