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29-청포도 시숲ㅡ시적 묘사
(시창작론 ㅡ시적묘사)
시의 묘사와 그림의 데상 동일
묘사란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언술형식, 서사는 사건의 시간적 과정을 제시하는 형식
설명적 묘사: 그대로 의미없는 사실을 나열
암시적 묘사: 하고자 하는 말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독자가 시의 행간에서 보물찾기 하듯 말을 찾아내게 표현
객관적 묘사: 사실적인 정황들만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표현
주관적 묘사: 관찰자의 시각과 느낌에 따라 기술
- 주관적 묘사와 객관적 묘사의 적절한 어울림이 좋다
부족한 거리조정: 감정 과잉 과다 노출
초과한 거리조정: 감정의 과다 주관화로 난해 관념화
*살구꽃/이상국*
살구꽃이 피었습니다
서문리 이장네 마당
짚가리에 기대어 피었습니다
지난겨울 발 시려운 새들 찿아와
앉았다 간 자리마다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창비. 2005
*구더기/고영민*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혼신의 힘으로 부엌 쪽 창문을 향해
기어갔다
사람들은 얼마 전부터
그녀의 집 창문을 통해 자꾸만
1층 주차장에 구더기가
떨어진다고 했다
ㅡ현대 고독사 시대를 풍자
*한 어둠은 / 강은교*
한 어둠은 엎드려 있고
한 어둠은 그 옆에 엉거주춤 서 있다
언제 두 어둠이 한데 마주 보며 앉을까
또는 한데 허리를 얹을까
- 강은교 육필시집 -
ㅡ시인의 섬세한 개성이 특징
*발자국 하나가/강은교 *
발자국 하나가 모래흙 위에 앉아 꺼이꺼이 울고 있었어
신호등 들이 알사탕 같은 눈을 별의 등에 얹고 있는 건널목
그렇게 비가 쏟아졌는데도
그렇게 바람이 몰아쳤는데도
아직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하나가
*해바라기/황인숙*
기우는 햇볕에
그녀의 말라 비틀린 어깨가
드러나고 있을때
바람이 어깨 위에서 그녀의
마지막 핏기를
벗겨 떠날때
그녀는 가진 것 없이 서서
머리 숙이고
제 그림자도 떠나 보냈다
*초록* 뒷걸음/미션
연두의 봄이 자라
초록이 될때 미웠다
깜짝 놀랐다
딸래미 대학교1학년 연두때 학교간다며
초록머리가 휙 거실을 나갔다
초록머리 인디언 내가 가르쳤나
며칠 초록 꼬락서니 안본적 있다
한동안 좋아했던 초록 티셔츠도 안입었다
어느날 여름 숲을 거닐때
낫질이 지나간 길
낫의 날에 뭍은 초록의 젖은 발자국
흙냄새 배인 상큼한 초록의 어릴적 향기
서 너 잔에 취한적 있다
그때부터
좋아하는 초록셔츠 다시 입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