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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떡국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0. 1. 25. 17:35

분 떡국

 

''점심먹자''

설날점심 할머이 누님이 떡국을 곱게 끓여 내왔다

노란달걀 지단에 보라색 고기 고명에 만두까지

백수 호강한다 싶다

그때 퉁퉁 불어터진 떡국

만두도 없고 고명도 과분한 떡국

눈에 어린다

몇 개 더 팔아 보겠다고 설 대목 본다고 가게를 비우지 않았지

님은 점심 직전 손에

검은 포장 봉다리 시벌겋게 손에 눌리며

시린 닭발로 설빔을 했었나 억척

아기옷은 자기가 판매 전문이라며 연중무휴

같은 줄 가게들은 전부 문을 닫았는데 몇백년 살거라고

부리나케 애들과 같이 떡국 먹고 김치냄새 풍기며 가게 들어오면 난 성큼성큼 집으로 들어갔었네

그새 마님 집에 안계신다 놀기 신바람난 떡국 서로들 부등켜 앉고 난리부루스다.

그때 분 떡국이 떠올라 속울음 반찬삼아 말없이 제사올리는 마음으로 떡국을 먹었다

튕튕 분 떡국은 떠났다

영원히 영원히 두번 다시 오지 않는 길로,,,,

나박김치 국물에 그 님 얼굴이 접혔다 펴졌다 흔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