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떡국
''점심먹자''
설날점심 할머이 누님이 떡국을 곱게 끓여 내왔다
노란달걀 지단에 보라색 고기 고명에 만두까지
백수 호강한다 싶다
그때 퉁퉁 불어터진 떡국
만두도 없고 고명도 과분한 떡국
눈에 어린다
몇 개 더 팔아 보겠다고 설 대목 본다고 가게를 비우지 않았지
님은 점심 직전 손에
검은 포장 봉다리 시벌겋게 손에 눌리며
시린 닭발로 설빔을 했었나 억척
아기옷은 자기가 판매 전문이라며 연중무휴
같은 줄 가게들은 전부 문을 닫았는데 몇백년 살거라고
부리나케 애들과 같이 떡국 먹고 김치냄새 풍기며 가게 들어오면 난 성큼성큼 집으로 들어갔었네
그새 마님 집에 안계신다 놀기 신바람난 떡국 서로들 부등켜 앉고 난리부루스다.
그때 분 떡국이 떠올라 속울음 반찬삼아 말없이 제사올리는 마음으로 떡국을 먹었다
튕튕 분 떡국은 떠났다
영원히 영원히 두번 다시 오지 않는 길로,,,,
나박김치 국물에 그 님 얼굴이 접혔다 펴졌다 흔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