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 가시의 사람*
점심 반찬에 도미구이가 올랐다
조기새끼 비슷한 크기에
몸통은 중년여인처럼 펑퍼짐한데
가시는 작아도 나이 먹은 여인처럼 할 말은 다한다
작은 뼈같은 가시
난 가시의 사람이고싶다
마취도 안되는 뼈를 잘리는 고통
인공고관절 내 안에 모시기
얼마나 끔직하던가
몇달 동안
마음까지도
영혼까지도
절뚝이게 하는
따듯할 여심까지도 겨울철 쇳조각 차가움이게 하는
혓바닥에 걸릴땐
하나 둘 셋
국부적으로 발려내는 가시
타인의 입에서도 즐겁게 쉽게 발려지는
가시의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