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자기영역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9. 8. 13. 23:36

자기영역

 

예기치 못할수록

머리는 더 띵하다

머리가 띵하니 자꾸 걸린다

자꾸 걸리니 곰곰해진다

곰곰 한귀퉁이에 마음이 걸터 읹는다

 

나도 걸리는 게 딱 한가지 있다

아침 식탁에서 손녀의 밥투정이 재발했다

식탁위의 책을 툭 미는 통에 옆 물컵이 넘어졌다

나도 모르게 나무라는 눈 빛을 쏘았다

'할아버지 어릴적이면 넌 맴매 몇 대 감이야 ㅎ'

속 말이 그렇게 흘렀다

다행히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수술받고 7월말 까지 요양하고 가는 게

예정 원안 이었는데

예기치않게 체내 칼숌 수치가 위험수치로 높다하여 머문 김에, 의사의 재입원 명이니 어쩔 수 없이 차일피일 이때까지 미뤄져온 일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오래 머물렀다

 

아침 후 옆에서 하는 모습이 귀여워

정신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엉뚱한 홍두깨비,

할배는 쳐다도 안보고 엄마를 향하여

'엄마, 엄마! 할아버지는 언제 가? '

두 사람 답이 궁하게 만든다

마음이 자꾸 허하다

 

녀석 기분이 풀어졌을 때

오라해 보듬어 주며

' 할아버지 오늘 갈까? '

하니 계면적은듯 배시시 웃기만 한다

하루이틀도 훨씬 지나니

싫증 날 때도 되었다

투정감으로 쓸만할 때도 되었다

 

어제 1박2일 휴가 후유짜증도 있겠지만

아들네 짐더미

옹졸한 천덕꾸러기 할배

그래도 그래도

조금은 그렇다

어린 것이 뭔 마음이 있어 그랬겠냐만은,,,,,

 

강아지들 밖에 나오면

자기영역 표시 분주하다

다리 하나 든 채로

쪼그려 앉은 채로

여긴 손녀의 영역

할배는 이방인

 

수술한 마음의 어릿광

손녀의 어릿광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