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영역
예기치 못할수록
머리는 더 띵하다
머리가 띵하니 자꾸 걸린다
자꾸 걸리니 곰곰해진다
곰곰 한귀퉁이에 마음이 걸터 읹는다
나도 걸리는 게 딱 한가지 있다
아침 식탁에서 손녀의 밥투정이 재발했다
식탁위의 책을 툭 미는 통에 옆 물컵이 넘어졌다
나도 모르게 나무라는 눈 빛을 쏘았다
'할아버지 어릴적이면 넌 맴매 몇 대 감이야 ㅎ'
속 말이 그렇게 흘렀다
다행히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수술받고 7월말 까지 요양하고 가는 게
예정 원안 이었는데
예기치않게 체내 칼숌 수치가 위험수치로 높다하여 머문 김에, 의사의 재입원 명이니 어쩔 수 없이 차일피일 이때까지 미뤄져온 일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오래 머물렀다
아침 후 옆에서 하는 모습이 귀여워
정신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엉뚱한 홍두깨비,
할배는 쳐다도 안보고 엄마를 향하여
'엄마, 엄마! 할아버지는 언제 가? '
두 사람 답이 궁하게 만든다
마음이 자꾸 허하다
녀석 기분이 풀어졌을 때
오라해 보듬어 주며
' 할아버지 오늘 갈까? '
하니 계면적은듯 배시시 웃기만 한다
하루이틀도 훨씬 지나니
싫증 날 때도 되었다
투정감으로 쓸만할 때도 되었다
어제 1박2일 휴가 후유짜증도 있겠지만
아들네 짐더미
옹졸한 천덕꾸러기 할배
그래도 그래도
조금은 그렇다
어린 것이 뭔 마음이 있어 그랬겠냐만은,,,,,
강아지들 밖에 나오면
자기영역 표시 분주하다
다리 하나 든 채로
쪼그려 앉은 채로
여긴 손녀의 영역
할배는 이방인
수술한 마음의 어릿광
손녀의 어릿광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