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학적 글쓰기와 소설
일반 글쓰기와 문학적 글쓰기는 달라야 한다. 누구나 보는 것처럼 아무나 느끼는 것처럼 써서는 개성적인 문체나 문장을 지닐 수 없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세상살이의 휴머니즘을 상투적 시각으로 써내려 가는 것을 넘어서는 게 문학적 글쓰기이다.
일반적 글쓰기는 보통 서술 자체에 머물고 마는데, 이 서술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 생각을 가다듬고(진술), 필요에 따라 말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묘사)이 병행되어야 문학적 글쓰기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표현한 적 없는 언어방식으로 감동 또는 진실에 다가가는 노력이 소설작업에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물 또는 세계를 바라보는 깊이와 통찰력이다. 기계적이고 일상적인 우리들 삶에 파묻히고 숨어 있는 세계를 관찰하고 관조하여 그것을 언어로 드러내는 일이 소설쓰기이다. 소설에서는 묘사보다 진술이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있고, 시에서는 묘사로 시작해서 진술로 화룡점정을 찍을 때가 많다. 결론은 둘 다 중요함
소설은 재미와 감동 그리고 불편함 해소가 있어야 함
2. 진술 (문학에서의 서술과는 약간 다름)
*사전적 진술-일이나 상황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야기 함. 또는 그런 이야기, 선언적 성격의 언술
*문학적 진술-주제, 기본적 사상, 작가의 의도를 명백하고 생생하게 드러내 주는 부분, 관조를 통한 감지와 해명
*반성하고 기원하는 형태(독백적)-나는 죽어서 한 개의 바위가 되리라
*자기의 주장이나 반성을 불특정 개인 또는 다수에게 적극 동조를 요청하는 형태(권유적)
-문장을 익히자, 젊은 그대여! 아침저녁으로 필사를 하자, 작가 지망생이여!
*대상에 대한 작가 나름의 해석과 비판의 형태(해석적)
-사랑은 한낱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 깊을수록 사라지는 실루엤이다.
*느낌 또는 깨달음 자체를 선언하는 게 진술이다. 자성의 깨달음으로 성찰적 자각의 성격을 갖는다. 심리나 상황을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토로하기에 잘못하면 넋두리를 범할 수 있다. 심리적 정서 밑바닥에 잠겨 있는 상투적인 의미 체계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는 깨달음을 동반하는 표현일수록 문학적이다. 들려주고 싶은 것을 어떤 형태로 말하고 있는가에 따라 그 구조가 결정되고, 의식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시점이 결정된다.
3.묘사
어떤 대상이나 사물, 현상 따위를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함, 관찰을 통한 구상화와 시각적, 감각적, 가시적 제시
*설명적 묘사는 대상의 정보 전달이 목적, 암시적 묘사는 대상의 지배적 인상 묘사를 통하여 정황을 암시
*암시적 묘사는 작가의 심리 투명 유무에 따라 객관적 묘사와 주관적 묘사로 나눔
객관적 묘사는 현장성 혹은 사실성 제시, 주관적 묘사는 심리적, 혹은 감각적 대상 파악 중시
*이러한 구별이 무의미할 때가 많다. 복합적인 형태로 젯;되기 때문, 다만 작가가 현장과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표현할 때는 객관적 묘사가 적극적으로 요구되고 심리적 또는 감각적 대상 파악이 기조를 이룰 때는 주관적 묘사가 요구된다고 보는 것이 좋다.-발잔등이 부었다-객관적 묘사/귀뚜라미 무릎이 다 젖었다-주관적 묘사
4.진술과 묘사 예시
진술과 묘사가 어우러져 한편의 글(소설)이 완성된다. 엄밀히 말하면 진술이나 묘사 단독으로는 좋은 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야기를 만들고 진술을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퐁경, 배경, 심상 등의 요소가 필요하거나, 대상을 구체화하여 들려 주고 싶을 때 적절한 묘사가 필요하다. 묘사형의 문장에 진술을 섞어 쓰는 연습이 가장 기본적인 문장 공부이다.
*서로를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우리는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낸는 방법을 몰랐다. 맥주를 한 캔 사서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묘사/그림) 칠흑 같던 하늘이 파랗게 밝아올 때까지 대화를 멈추지 못했다.(진술) 우리가 그 무렵 마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몇 시간이고 물고 늘어졌던 주제는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식물을 해치는 일은 비윤리적인가-만약 그러한 행위가 비윤리적이라면 우리는 생존이라는 군본적인 행위에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럼 왜 우리는 길가에 피어 있는 민들레를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사람을 야만적이라고 여기는가 (진술 위주-정영수/ 더 인간적인 말)
*그는 신발 신은 채 마루로 다시 기어올라, 술병을 치켜들고 아버지를 내리 찍으려 할 때 어머니와 큰누나와 작은 누나의 비명, 나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의 땀 냄새와 술 냄새를 맡으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소리 질렀다. 죽여 버릴 테야. 법도 모르는 놈, 나는 개처럼 울부짖었다. 죽여 버릴 테야, 별은 안 보이고 갸웃이 열린 문틈으로 사람들의 얼굴이 랗일락꽃처럼 반짝였다. 나는 또 한 번 소리 질렀다. 이 동네는 법도 없는 동네냐 법도 없어 법도, 그러나 나의 팔은 죄 짓기 싫어 가볍게 떨었다. 근처 시장에서 바람이 비린내를 몰아왔다. 문 열어 두어라. 되돌아올 때까지. 톡, 톡, 물 듣는 소리를 지우며 아버지는 말했다. (묘사 위주-이성복/어떤 싸움의 기록)
**181024-좋은 단편을 쓰기 위한 8가지 팁/커트 보네거트
1. 남이 내 글을 읽게 하는 것은 남의 시간을 가져다 쓰는 셈이디.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내 글을 읽고 시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2. 독자로 하여금 최소한 캐릭터들 중 한 명은 나와 연관이 있다고 느끼게 하라
3. 모든 캐릭터는 무엇이든 욕구를 갖고 있어야 한다. 심지어 물 한 잔이라도 말이다
욕구->갈등->스토리가 됨
4. 모든 문장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를 해야 한다. 캐릭터의 어떤 면을 드러내는 것이든, 사건의 진행을 발전시키는 것이든
5. 시작 부분은 당장이라도 끝날 것처럼 써라
6. 새디스트가 되어라. 당신의 주인공들이 아무리 사랑스럽다 하더라도 온갖 가혹한 일들이 그들에게 벌어지게 해야 한다. 독자들이 대체 그 주인공들이 무엇으로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있도록 말이다.
7. 단 한 사람을 위해서 쓰듯 써라. 만약 당신이 창을 열고 온 세상을 향해 사랑을 보내기 시작하면, 당신의 스토리는 폐렴에 걸려 버린다.
8. 최대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독자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줘라. 서스펜스 따위는 내다 버려도 좋다. 독자들은 혹시 만약 바퀴벌레들이 마지막 몇 페이지를 갉아먹어 버렸다고 하더라도 그들 스스로 그 이야기의 결말을 맺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이해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