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거룩한 계보/ 박제영 >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8. 6. 15. 21:11

<거룩한 계보/ 박제영 > 식구들 먹다 남은 밥이며 반찬이 아내의 끼니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타박도 해보지만 별무소용이다 버리고 하나 사라 얼마 된다고 빤스까지 꿰매 입나 핀잔을 줘도 배시시 웃는데야 더 뭐라 할 수도 없다 지지리 궁상이다 어쩌랴 엄마의 지지리 궁상이 아버지 박봉을 불리고 자식 셋을 키워낸 것이니 어쩌랴 아내의 지지리 궁상이 내 박봉을 불리고 자식들을 키울 것이니 그래서다 고백컨데 우리 집 가계家系는 대를 이은 저 지지리 궁상이 지켜낸 것이다 - 시집 『식구』(북인,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