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스냅사진 / 김원호
그 흔한 독사진獨寫眞 한 장 못 남기시고
가신 지 마흔두 해
아껴 두신 무명 저고리 속에서
기적같이 찾아낸 빛바랜 스냅사진 한 장
희미한 풍경 속에 작은 점 하나로 남은 모습
얼굴만 몇 십 배로 확대해다 놓고
그 앞에서 마냥 행복한 늙은 아이
몇 번을 보고 또 보고 눈이 붙어 버렸다.
말 없는 말씀으로 한없는 사랑을 보여 주시던
애잔하신 그 모습
다시 살아오신 감격에 꿈만 같다.
이젠 할머니를 모르고 살아온 내 아이들에게
나도 너희들 같이 어머니가 계신다고
마음껏 자랑이라도 하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밤엔 별빛이 유난히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