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 의사인 조카 차에 탔다. 그런데 뒷좌석 주머니 속에 꽁꽁 싸맨 담배꽁초 두 개가 보였다.
'이게 뭐야?'
'아, 고모, 그냥 두세요. 어버지가 피우시던 담배예요.'
'그런데 왜?'
'어느날 아버지가 제 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데 담배를 피우신다기에 그러시라고 했어요. 아버지가 그때 폐암 말기셨는데도 어쩔 수 없었죠, 그때 꽁초 두 개가 차에 떨어졌는데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다녀요, 아버지 돌아가신 지 6년이나 됐지만 버릴 수 없겠더라고요.'
'.....'
'한번은 세차하면서 차 안까지 청소를 부탁했더니 꽁초를 버려서 세차장 쓰레기통을 다 뒤져 간신히 찾았어요, 그리고 나서야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조카의 말을 들으니 가슴이 아프고 빨리 가신 오빠가 한없이 보고 싶었다. 오래되어서 노랗게 찌든 담배꽁초 두 개. 아버지 손길이 닿았다고 버리지 못하고 차 뒷좌석에 가지고 다니는 조카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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