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세상의 안이면서 밖인/최서림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5. 1. 9. 02:24

세상의 안이면서 밖인

         - 최서림

나의 고향집, 엄마의 몸은
이 세상 안이면서 밖이다
.
세상 밖에서 세상 안으로 나오는
태아는 산모만큼 목숨을 건다
.

 

세상 안에서 쌓이고 쌓인 아픔이
자궁을 빠져나올 때만큼 커질 적이면,
엄마의 무릎 사이 머리를 파묻고
첫울음 같은 울음을 울고 싶다.
그 울음을 통해 세상 바깥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 울음이 세상보다 더 큰 당신 안에서
동그랗게 웅크리고 들어앉으리라.

내 살과 피가 마지막 눈물로 삭아내려
무덤 속을 적실 때까지
,
이 세상의 안과 바깥에서
나의 눈물을 다 받아주는 당신,
아무리 다가가도
고독해지지 않는 당신.

 

'유심' 2014. 11월호.

'연습방 >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최서림  (0) 2015.01.09
한솥밥/문성해  (0) 2015.01.09
**한 아이에게/진은영**  (0) 2015.01.09
시의 상징/김춘수*꽃, 서정주*국화옆에서  (0) 2015.01.08
선수들/김관용-2015 경향 신춘  (0) 201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