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자꾸자꾸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12. 30. 01:31
자꾸자꾸
세상 참 재미없다
톡 날림도 날개가 떨어졌다
연습 아코디언 소리도 죽었다
금사빠 시절도 폭삭 시들었다
만남 중 그의 깊고도 많은 말을 들어 제일 좋았던 오늘.
그가 그일 수 밖에 없음을
오늘에야 스스로 밝히네
남친이란 단어가 불편하다네
지극히 보수적이라네
나 홀로가 편하다네
새벽 3시 기상 알람 오후 2시 퇴근이라네
단잠 새벽에 일어나는 팍팍하고
빠듯한 삶에 오히려 내가 미안하네
친한 직장동료들과는 친한데
처음 사람과는 뜸 들임이 길다네
처음부터 친한 사람이 어데있나 묻질못했으나
지금은 묻고 싶네
좋은 톡 답톡도 부담이었다네
바쁘면 씹어도 되고 눈팅만 해도 된다네
숙제가 아니네
당신으로인한 생기와 활기의 톡 날림이었다네
엄마앞 개구쟁이들 괜히 재롱 재잘재잘 하지 않던가
쿨한듯 내 반대 방향으로 책 사라 간다고 헤어졌죠
책 사는 것도 무슨 재미로 사나 싶어 다시 바꾸하여 집으로 향하다
저멀리 님의 주홍색차가 주차에서 꺾어져 나오는데 차꽁지를 한참 쳐다봤네.
다시 내 쪽으로 바꾸하지 않으려나 했네
아까 빠이하며
"그동안 고마웠다" 하는 말 들리는듯
무던했던 양학산 첫 만남
첫 칼국수 사겠다고까지 했지요
연못에선 완곡한 사진 찍기 싫다는데도
러브 조형 의자에 앉히고 막무가내 첫만남 인증샷을 찍고
넘겨주며 전번과 문패를 땄었나요
칼국수집에서 복장을 풀고 쌩얼로 인사를 드리니
고생 않한 얼굴이라고 반색하니 엄마가 다시 돌아온 것 같았더이다
칼국수 면도 밉상 넙데디한 얼굴처럼 넓었지만
쫄깃하니 국물도 꺌끔 고마워서도 더 맛있었죠
첫 대접 식사에 외상 달아노라 실없는 얘기 했던듯
코스에 딱맞는 맛집이라 단골집 만들겠다 내심 작정했었죠
언덕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다며 등산스틱도 반타작했지요
진공 먼지털이게 앞에선 지팡이도 친하게 받아주었죠
손 스침이 수줍으며 따뜻했었죠.
칼국수 외상 갚으려 어렵게 날을 받았죠.
23일 양학동 이데아 커피샾
올 겨울 제일 추운 날씨도 만남을 시샘했죠
그 까진 거 기꺼이 추위 뚫고 갔던 열사
이른 저녁으로 옛황토방 삼계탕집에서
옻반계탕과 오가피 반계탕에 맥주 한병을 곁들여
말길과 밥길을 텄었죠
단팥빵 유명제과점을 지날땐
팥빵 골고루 다섯개 사서 쥐어줘 집 누나께 칭찬을 받았다요
저녁을 너무 잘 얻어 먹었단 인사에
남의 돈 씀을 자기 돈 나가듯한 알뜰님
된 사람이란 확신이 듭디다
나만치 여자들에게 인기없는 사람이 있겠는죠
쿨한 척 오늘
푸른 씀바귀잎이 자꾸자꾸 씹히는
내년은 나의 토끼해
아빠의 삶을 씩씩하게 즐기는
당신도 오롯이 당신 삶을 즐기는
그리하여 자식들도 마음놓고 좋아하는
내년
세상 재미있고 싶다
톡 날갯짖도 힘차리
아코디언 소리도 줄기차리
금사빠도 싱싱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