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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1호 아저씨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6. 26. 14:12

김치 1호 아저씨

사람이 아니고 크리스마스 화물
메러딕스 빅토리아호
여객선이 아닌 화물전용선
화물창에 사람을 구겨구겨 실고도
켜켜이 바닥을 만들어 층층이 사람을 실고
정원의 200배 인간 화물을 실고
꼬박 4일을 항해 흥남부두에서 철수하여 부산까지
물도 밥도 화장실도 없이
바닥의 오줌이 기울어 흐르는 것을 보고
배가 떠났다는 것을 느꼈다는
김치 1호 73세 아저씨
배 항해 중 배에서 태어난
미국선장 라루가 붙여준 이름
김치 5호까지 있다니 사람의 명줄은 얼마나 질긴가
그런 모진 우리 민족
평화를 뼈저리게 체험하여 김치5호 아들 가축병원 상호에까지도 평화 두 글자를 고집했던 아버지
지금 세상에선 상상도 못할 아비규환
호강이 뻗친 요즈음
월북 누명 씌워 화염방사포로 화장아닌 화장을 당해도 허울의 인권은 반인권적 교활한 혓바닥만 너울너울 깨방정 박자만 맞추니
욱이오 영령들이 제대로 눈이나 감으실까
화물창을 열었을 때 다 죽은 줄 알았는데
고개들이 빠끔히 올라오는 것에
환희의 울컥함에 새 날이라 반겼다던
당시 20대의 기관사
지금 90대 노구로 그 때의 울컥한 환희의 인터뷰 목소리만 출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