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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04 뱃머리/금주를 여는 시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4. 4. 14:45
발라낸 *생선의 뼈를 보면서
푸른 잎 가지런한 *장미꽃을 떠올린다
잎새들의 푸른 대칭을 보면서
사하라 한 길에서 뒹굴던 *짐승의 갈비뼈를 발견한다
하얗게 삭아가는 갈비뼈를 보면서
겨울숲의 *백양나무를 그린다
백양나무 가지를 보면서, 가난한
*아버지의 팔뚝에 선명한 힘줄과 마주친다
퍼런 아버지의 힘줄을 보면서
바다에서 자꾸만 키로 자라나던 *파도에 부딪친다
돌아오고 돌아가는 파도의 길을 보면서
바다 속에서 꼬리지느러미로 파도를
키우던 *생선을 생각한다
가스불에 지느러미를 다 태운채
생선은 *접시 속으로 돌아와 놓여있다
ㅡ상상의 연상이 특출하다
2 코스모스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 이규리
*몸이 가느다란 것은 어디에 마음을 숨기나
실핏줄 같은 이파리로
*아무리 작게 웃어도 다 들키고 만다
*오장육부가 꽃이라,
기척만 내도 온 체중이 흔들리는
저 가문의 내력은 허약하지만
잘 보라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도
똑같은 동작은 한 번도 되풀이 않는다
*코스모스의 중심은 흔들림이다
흔들리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중심,
중심이 없었으면 그 역시 몰랐을 흔들림,
*아무것도 숨길 수 없는 마른 체형이
*저보다 더 무거운 걸 숨기고 있다
3 그리움------김일연
*참았던 신음처럼
*사립문이 닫히고
*찬
*이마 위에
*치자꽃이 지는 밤
*저만치, 그리고 귓가에
*초침 소리
*빗소리.
ㅡ시조이나 행갈이로 변형
ㅡ저만치 , 그리고 귓가에/, 로 전후를 강조
ㅡ초침소리, 빗소리/사무치는 그리움의 여운
4 몸 하나로/ 서숙희.
*빗방울 하나가 유리창을 타고 있다
디딤돌도 밧줄도 없이 절벽을 기어서
둥근 몸 다 찢고서야 저 아래 물에 든다
크고 넓은 어딘가에 마침내 이른다는 건
저렇듯 몸 하나로, 다만 몸 하나만으로
절망의 그 맨 아래까지 제 살 헐며 가는 것
ㅡ빗방울 하나가 유리창을 타고 있다/ 선경후정의 표현
5 그대, 꽃처럼 내게 피어났으니/이경선-
*봄날,
*넌 나의 꽃이 되었다.
*너는 나의 봄꽃
*너는 나의 설렘이다.
순간의 스침에
이토록 오래 생각한다.
한동안 오래 어여쁘다.
6 마음 페인팅/ 최상문
가끔은 내숭
가끔은 정숙
가끄은 여시
가끔은 앙큼
어디까지나 가끔은
당신은 내 스타일
사랑초
만신창이 흉하지 마라
7 좋은 시/ 운문으로서의 운율적으로 독립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인식 내용을 보여준다
ㅡ말하지 않고 말하고
ㅡ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ㅡ다 보여주지 않는
ㅡ사물에 여러가지 의미를 담는
ㅡ새롭게 바라본 시/새로운 인식
8 시의 특성/ 마음 속에 떠오르는 느낌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압축하여 함축적으로 표현
9 시가 품은 원리
ㅡ동일화의 원리/나무(연필) 속으로 들어간다
ㆍ나무/ 물관부, 수액의 속삭임
ㆍ연필/ 탄광, 막장의 땀, 초등교때 짝궁과 책상위에 그은 선
나무/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욱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 시집, (시와, 2013)
ㅡ활유와 의인법
**활유/ 생명이 없는 무생물에게 생명성을 부여하여 생물처럼 그리는 것
ㅡ동면/ 임보
겨울 산은 눈 속에서
오소리처럼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
산의 체온을 감싸고 돋아나 있는
빽빽한 빈 잡목의 모발(毛髮)들
포르르르
장끼 한 마리
포탄처럼 솟았다 떨어지자
산은 잠시 눈을 떴다
다시 감는다.
**의인법/ 인간이 아닌 물체에 인격을 부여, 사람처럼 표현
파초(芭蕉) _김동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렬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 「朝光」 1936년 1월호 -
**활유와 의인의 혼용 예시
*성냥
이세룡
감옥 속에는 죄인들이 가득하다
머리통만 커다랗고
몸들이 형편없이 야위었다
세계를 불태우려고
기회를 엿보는 어릿광대들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일생을
감옥에서 보낸다
*압축성/함축성 ㅡ시는 순간포착의 장르로 사진과 유사
*언어의 애매성 ㅡ이면에 담긴 정서를 파악해야 한다
*언어의 음악성 ㅡ리듬 , 운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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