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펌) 페북 복효근 계정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2. 3. 29. 16:43

감나무에 매화 피다
.
.
간밤 돌풍에
.
매화 몇 송이 떨어졌습니다
.
그 꽃 주워서 연못에 띄워 놓았더니
.
물낯에 비추어진 감나무 그림자가
.
제 꽃인 양 끌어다가
.
겨울난 빈 가지에 얹어봅니다
.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매화나무는 피우던 꽃 마저 피우고
.
감나무에 매화가 핀 수묵화 한 폭
.
잔바람에 잠시 흔들리는 아침이 있었습니다
.
- 퇴고 중
-----------------------------------------------------
一片花飛減却春(일편화비감각춘)-한 조각 꽃잎만 떨어져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風飄萬點正愁人(풍표만점정수인)-바람에 수많은 꽃잎 흩어지니 시름에 잠기네
(후략) 두보의 곡강(曲江) 1수 앞 두 행입니다.
.
둘째사위가 다녀간 뒤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니 함께 술 마시고 밥 먹었던 나도 긴장하여 자가격리 중입니다. 지금까진 음성으로 나옵니다. 하릴없이 마당에 나와 흩날리는 매화꽃잎 보면서 시름에 잠깁니다.
.
책 몇 줄 읽다가 엊그제 사진 꺼내 보며 몇 줄 글을 다듬어 봅니다. 답답한, 답이 없는 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