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11018 시 숲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1. 10. 18. 18:54
211018 시 숲
1 오늘 오며 가며 잡생각 끄적임:
옛말을 곰씹고 되삭임하는경우가 많아졌다
논어의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아’.
‘배우고 때로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시숲을 매주 월요일10시부터12시까지 시우들과 도란도란도 해당이 되것다
가을 콧바람인듯 하다 바로 초겨울 무슨 옷을입고 나갈까부터 시숲 덕택의 바지런함이렷다. 시를 벗하고 꺌끔하게 차려입고 신선처럼 출근하는 아침은 얼마나 멋지고 폼나던가?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정호승 시를
여학생이 읽는데 후미 부분에서 목소리가 떨리며 촉촉한 것이 옛 엄마 생각이 스쳤나보다 하마트면 눈물에 물러터진 넘 같이 싸나이 울리는 신라면 먹을뻔했다 .
시는 우찌 그리도 마음을 헤아리고 가려운데 긁어주는지 만인의 효자손이다.
형산강 윤슬을 손잡고 갈대 허연 숱에 걸린 가을도 폰에 담고 운하관전망대에서 폰으로 신문도 보다
바람을 피해서 운하변 양지녁 벤치에서 해바라기하는데 햇살이 평화롭다
2 오늘의 발췌시
1)천양희 애송 시 모음집/흘러가는 것들은 눈물겹다 2002 창비사 일면엔 애송시 이면엔 관련 천양희의 단상으로 편집
2) 천양희/ 너무 많은 입 2005 창비
3. 천양희 프로필
출생1942년 1월 21일, 부산생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졸업
데뷔1965년 현대문학 '정원 한때' 등단수상2017.10. 통영문학상 시상식 청마문학상
4 오늘의 학습시
1) 시인의 말/천양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혁명은
*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빨래집게가 어쩌다 아이 속옷을 잡고있는 날은
*이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날이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풍경은 엄마가 아이를 무릎위에 앉*히고 책 읽어주는 것이라고
말한시인이 있다
*아이의 웃음이 세상에서 가장 환한 꽃이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시는 인간이 어머니 자궁에서 나와 최초로 터뜨리는 울음이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은목서 꽃향기처럼 만리나 멀리 *스며나갈
시인의 말이여
2)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정호승
늙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비가온다
늙은 어머니의 젖꼭지를 *만지며 바람이 분다
비는 하루종일 그쳤다가 *절벽 위에 희디흰 뿌리를 내리고 *바람은 평생동안 불다가 드디어 풀잎 위에 고요히 절벽을 올려 놓는다
나는 *배고픈 달팽이처럼 느리게 어머니 젖가슴 위로 기어 올라가 운다
사랑은 언제나 *어머니를 천만번 죽이는 것과 같이 고통스러웠으나 때로는 실패한 사랑도 아름다움을 남긴다 사랑에 실패한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늙은 젖가슴 장마비에 떠내려간 무덤같은 젖꽃판에 얼굴을 묻고 나는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포기하고
싶다
*뿌리에 흐르는 빗소리가 되어
*절벽 위에 부는 바람이 되어
*나 자신의 적인 나 자신을
*나 자신의 증오인 나 자신을
용서하고 싶다
ㆍ어머니를 천만번 죽이는 것과 같이~/어머니를
퍼먹은~
3) 딸년을 안고/김사인
한살배기 딸년을 꼭 안아보면
*술이 번쩍 깬다 그 가벼운 몸이 우주의 무게인듯
엄숙하고 슬퍼진다
이 목숨 하나 건지자고
하늘이 날 세상에 냈다 싶다
사지육신 주시고 밥도 벌게 하는가 싶다
사람의 애비된 자 어느 누구 안 그러리
그런데 소문에는
단추 하나로 이 목숨들 단숨에 녹게 돼 있다고도 하고 미친 세월 끝없을 거라고도 하고
하여, 한 가지 부탁한다 칼 쥔 자들아
오늘 하루 일찍 들어가
입을 반쯤 벌리고 잠든 너희 새끼들
그 바알간 귓밥 한번 들여다 보아라
귀 뒤로 어리는 황홀한 실핏줄들
한번만 들여다 보아라
부탁한다
4) 새봄2/김지하
삼월
*온몸에 새순 돋고
꽃샘바람 부는
*긴 우주에 앉아
진종일 편안하다
밥 한술 떠먹고
몸 아픈 친구 찾아
불편한 거리를
*어칠비칠 걸어간다
*세월아 멈추지 마라
지금 여기 내 마음에
*사과나무 심으리라
5) 오동꽃/장석남
다른 때는 아니고
참으로 마음이 평화로와졌다고 생각하고
한참만에 고개를 들면 거기에 오동꽃이 피었다
*살아온 날들이 아무런 기억에도 없다고,
어떡하면 좋은가 ᆢᆢ
그런 평화로움을 고개를 들면
*보라 보라 보라 오동꽃은 피었다
*오오 무엇을 펼쳐서 이 꽃들을 받을 것인가
ㆍ보라 보라 보라/ 보라색 오동꽃의 중의적 표현
6) 꽃자리/고형렬
사과를 손에 들고 *꽃이 있던 자리. 향을 맡는다
*꽃이 피던 자리에는 벌이 와서 울던 소리가 남아있다
아내에게 미안한 일이다 꽃이 얼마간 피어있던 꽃받침을 아내는 기억 못한 것 같다
벼껍질로 남은 몇 개 꽃받침은 사과의 배꼽, 오목한 상흔, 낙화보다 슬픈 시간이 갔다
꽃은 자신을 얼마나 애지중지했는가
한 입에 쪽이 지는 홍옥 소년의 향긋함, 해숙씨
사과엄마는 그 연분홍 어린 꽃이 아니었겠니 그리고
*어린 그 꽃은 과수의 아이가 아니었겠니
7) 긍정적인 밥/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듯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듯하게 데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없네
8) 마음의 달/천양희
가시나무 울타리에 *달빛 한 채 걸려 이습니다
*마음이 또 생각 끝에 저뭅니다
망초꽃까지 다 피어나
*들판 한쪽이 기울 것 같은 보름밤입니다
*달빛이 너무 환해서
*나는 그만 어둠을 내려놓았습니다
*둥글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달보고 자꾸 절을 합니다
*바라보는 것이 바라는 만큼이나 간절합니다
*무엇엔가 찔려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달도 때로 빛이 꺾인다는 것을
*한 달도 반 꺾이면 보름이듯이
*꺾어지는 것은 무릎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달빛 아래 섰습니다
*들숨 속으로 들어온 달이
*마음 속에 떴습니다
*달빛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넘어설 무렵
*마음은 벌써 보름달입니다
ㆍ8ㅡ1)미션 시제/마음
마음
마음은 도대체 몇그램입니까?
마음은 도대체 몇근입니까?
마음은 도대체 깊이가 몇미터입니까?
마음은 하늘입니까?
도대체 흐렸다 맑았다 일기예보를 종잡을 수가없구려
내 마음이 알송달송 타인 것 같으니
잘 구스르고 쓰다듬으며
가슴에서 새지않게 잘 넣어 다니리
9) 뒤편/천양희
성당의 종소리 끝없이 울려퍼진다
*저 소리 뒤편에는
*무수한 기도문이 박혀 있을 것이다
백화점 마네킹 앞모습이 화려하다
*저 모습 뒤편에는
*무수한 시침이 꼿혀 있을 것이다
*뒤편이 없다면 생의 곡선도 없을 것이다
ㆍ생의 곡선/아름다움, 우아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