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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가족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0. 9. 30. 18:55




*가을가족*

오늘은 전형적인 초가을 날씨다.
그냥 앉아 게으름을 피면 몇 분후면 서늘하고
햇빛 아래에서 급히 걸으면 땀나는 늦여름이다.
솔밭에서 집에 오는 길 야외운동기구에서 운동을 마치고 남은 간식 청소차 앉아 과자를 하나 씹으며 탁자없는 앞자리를 보니 그네들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게 느껴진다. 혼자 탁자 중간에 있는 벤치 독차지하기 웬지 눈치 보이는 것 같다. 손짓으로 여기 와서 앉으라며 난 그냥 벤치로 물러 앉으니 씩 웃으며
내 손짓을 알아듣고 보따리를 싸아 고맙다며 온다.
내 쪽을 보며 자기네들끼리 소곤대더니 제일 꼬마 숙녀가 사장님 떡 좀 들어보시라고 들고 오는데 수줍어 사양하고 맛있게 드시라며 자리를 뜨며 보았더니 기력이 좀 부치는듯한 노모를 모시고 추석 처가집 모임 같다. 따듯하며 미안해하는 푸근한 노모의 얼굴과 싸 온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순박한 가족,
오늘 날씨같은 가을가족, 그 가족이 보기 좋다.
포항 마음 한 귀퉁이를 데피니 나도 따듯해지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 날씨가 잔뜩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