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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감겨주는 할아버지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20. 9. 13. 20:25
*머리 감겨주고 발톱 손톱 깎아주는 할아버지*
고맙다 미안하다
젊어선 왕자 대접 많이 받았는데 왕비로 못 모셔 미안하단다. 할아버지 젊었을땐 아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을 필요도 알 필요도 없이 당신 필요에만 쫓아 살았다 고백한다. 골다공증이 심해 집에서도 썰썰대는 할머니 목욕탕으로 이끌어 의자에 앉히고 비닐로 칭칭 감싼 후, 앉은채로 샤워기꼭지를 대고 머리를 감긴다. 감기는 손길이 정성가득 부드럽다. 모발 영양제로 2차로 감기고 여러번 헹군다. 조심조심 타월로 닦아주고 빗질도 곱게 해주니 더 새색씨 같이 예쁘다. 할머니 거실쇼파에 앉아 발톱을 깎겠다고 허리를 굽히는데, 마음처럼 안굽혀지고 발톱깎개는 허공만 삐툴빼툴 자르고 있으니 흥녀케 할아버지가 다가와, 발톱에 손톱까지 할머니 기분까지 싹 정리하고
저녁 식사때가 되니 할아버지가 할머니 좋아한다는 두루치기라며 할아버지만의 특제소스로 열심히 만드신다. 할머니 입원실에 찾아간 할아버지 깜짝쇼로 축가에, 볼에 키스까지 선물하니 할머니 소 웃듯 볼에 뽀뽀도 해주네 하신다. 그 수고 고맙고 미안하며 나 퇴원하면 더 잘해줄께 하신다.
두 분의 늦은 봄날은 보기에도 따듯했다.
고맙다 미안하다
젊어선 왕자 대접 많이 받았는데 왕비로 못 모셔 미안하단다. 할아버지 젊었을땐 아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을 필요도 알 필요도 없이 당신 필요에만 쫓아 살았다 고백한다. 골다공증이 심해 집에서도 썰썰대는 할머니 목욕탕으로 이끌어 의자에 앉히고 비닐로 칭칭 감싼 후, 앉은채로 샤워기꼭지를 대고 머리를 감긴다. 감기는 손길이 정성가득 부드럽다. 모발 영양제로 2차로 감기고 여러번 헹군다. 조심조심 타월로 닦아주고 빗질도 곱게 해주니 더 새색씨 같이 예쁘다. 할머니 거실쇼파에 앉아 발톱을 깎겠다고 허리를 굽히는데, 마음처럼 안굽혀지고 발톱깎개는 허공만 삐툴빼툴 자르고 있으니 흥녀케 할아버지가 다가와, 발톱에 손톱까지 할머니 기분까지 싹 정리하고
저녁 식사때가 되니 할아버지가 할머니 좋아한다는 두루치기라며 할아버지만의 특제소스로 열심히 만드신다. 할머니 입원실에 찾아간 할아버지 깜짝쇼로 축가에, 볼에 키스까지 선물하니 할머니 소 웃듯 볼에 뽀뽀도 해주네 하신다. 그 수고 고맙고 미안하며 나 퇴원하면 더 잘해줄께 하신다.
두 분의 늦은 봄날은 보기에도 따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