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9. 8. 22. 11:52

그래도

 

아침을 열자마자 보이는

수정

고드름 물

수액 낙수

명절날 아버지 따라

국화꽃 찾아보기 힘든 국화리 할아버지댁에 갔다

집 추녀 고드름 커튼이 살짝 쳐졌다

안 방 어르신들은 고드름 녹든 말든 이야기가 길어지니

어린이들 심심풀이 고드름

창도 되고 간식 빙과도 된다

고드름을 통과한 하늘은 얼마나 새파랗던지

오늘은 고드름 같이 맑은 날

무서운 주사바늘도 상냥

아침 회진도 경쾌

'명의 김교수님의 치료계획에 전적으로

따르렵니다' 나의 멘트에 깔깔깔

발채 늙은 총각환우도 엄지척

배우신 분이란 찬사까지

미국 아트란타 친구도 바쁜 와중에 병실 들러

앞으로 몇 번이나 단풍을 볼까싶은 이별도 했다

그래도 그래도 허전한 것은

서울 올라오면 식사나 한 끼 하잔 빈말들은

꼬빼기도 없으니

이제야 알겠다

지란지교에 해당하는 자

그 누구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