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10/30 미션 시/가다-떠나가는 가을의 예리성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8. 11. 1. 02:08

**떠나가는 가을의 예리성**

 

                                그대 그리고 나/포항

 

 

저리고 저리다

저 가을

시리고 시리다

이 가을

 

앞으로 몇 번이나 가을을 맞을 수 있으려나

양 손가락으로 꼽을 수나 있으려나

다섯살배기 재롱이 손녀

결혼식장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주려나

고구려 스타일로 혼자 말하니

글쎄요

가을이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갸웃댄다

 

버스에서 잠시 졸다 눈 껌벅하는 사이

처럼

왔다 갈 거면 차라리 오지나 말 것이지

이 마음 저 마음 그리도 들쑤셔놓고

낙엽 부스럭 짐을 싸기 시작하니

간다면 가는 너의 고집

그 누가 꺾겠냐마는

 

질척했던 마당에 움푹, 살짝 언 발자국 몇 개 떨궈놓고

밤샘 무서리에

신발뒤축 꺾어 신고 황급히 떠나가니

남아있는 뒷짐은 그 언 발자국 즈려밟으며

마당만 그저 맴도는데

발자국 얼음 깨지는 소리

빠그락, 가을의 떠나가는 예리성이어라

 

<합평 및 퇴고>

 

**떠나가는 가을 예리성**

 

버스에서 잠시 졸다 눈 껌벅하는 사이 처럼

왔다 가는 가을

앞으로 몇 번이나 맞을 수 있을까

양 손가락으로 꼽을 수나 있으려나

 

질척했던 마당에 음푹패인 뒤금치마다

살짝 언 발자국 떨꿔놓고

밤샘 무서리에

신발뒤축 꺾어 신고 황급히 떠나가니

뒷짐은  그 언 발자국 즈려밟으며

마당만 그저 맴도는데

발자국 얼음 깨지는 소리

자박자박

가을의 예리성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