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 않는 나무/나무 그늘 없는 나무 밑
***9/18 숙제 묘사시 /나무 습작 ***
1.-돌아가지 않는 나무-
일전 거제 친구 엄니께서 돌아가셨다
잘 키운 자식들의 열매가 흰 국화되어
장례식장 입구를 국화향 지핀다
열아홉에 시집와 다섯살이 빠진 백세에 돌아가셨다
아버님은 녀석 이 세상에 발도장 찍기전에
삼백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창경호 침몰사건으로 저 세상으로 가셨단다
그 모진 세월
집 잃은 그리움이 집 찾아오길 바라셨나
그 집에서 인생을 졸업하셨네
하룻밤 장례식장 식당의 잠이
거제 꼬불꼬불 길에 멀미를 한다
더 굴곡진 엄미의 인생길은 멀미할 겨를이나 있었겠나
엄마이며 아빠였던 나무
아빠이며 엄마였던 나무
늘 마음이 절였을 유복자
후손들의 마음엔 굳굳히 살으리
돌아가셔도
돌아가시지 않는 나무
2..<나무 그늘없는 나무 밑>
나무의 새싹은 태어날 때
품어내는 그늘의 큰 나무가 왜 없는 줄 도 몰랐것다
대신에 그늘 노릇을 해야하는 엄마나무만 상심이 컸겠다
새싹을 볼 때 마다 큰 나무 생각 뿐
아니 그럴겨를도 없이 여름의 뙤약볕을 가리우고
외풍으로부터 가족을 멕여 살려야 했겠다
큰 나무가 없는 집
주위의 눈살과 역풍은 오죽이나 했겠나
그 엄마나무 마저 어제 저승가셨다
이젠 할배가 된 그 때의 새싹
하늘같이 믿었던
이 세상의 하늘이 무너졌다
엄마 건강이 이상타하면
그 먼 길 미국에서 부랴부랴 나오는 효자
아버지 엄마였던
엄마 아버지였던
간식으로 L사 스카치 사탕을 무척이나 즐기셨단 엄니
건강이 여의치 않은 엄니 방에서
징그럽고 끔찍이도 엄마 손을 잘 잡고
어린애처럼 옆에서 뒹굴던 할배 아들
오늘 그 친한 브로멘스 친구께 듣자니
배사고로 친구 이 세상 구경하기전
아버진 저 세상 가셨단다
얼마나 아버지를 부르고 싶었겠나
철없을 때 아버지 없음으로 심술을 부릴 수도 있었겠지
우리 모두는 어릴적
우리 아빠가 이 세상 최고인줄 알았었지
그런 최고가 없었던 내 친구
그 아빠를 그리며 얼마나 곰씹으며 어금니가 아팠겠나
아 ~ 그 속 내용 미쳐 몰라 미안하다
출생의 비밀이 아닌
출생의 기구한 운명
저 세상 아빠도 슬퍼 할
녀석 볼 때 마다 가슴이 아렸을
이 세상 엄마
그러고 보니
애들에게나 손주들에게
어글어글하게 부성이 깊었던 녀석의 모습이 이제사 이해가간다
지금보다 더 넓게 깊게 오래도록 친구해줄께
**참사랑의 모습/이정하**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시골의 어느 공원 묘지에 묻혔다
이듬해, 나는 방학을 이용해서 그 근처의 친척집엘 갔다
우리가 탄 차가 할머니가 잠들어 계시는 묘지 입구를 지나갈 때였다
할아버지와 나는 뒷좌석에 함께 앉아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우리가 아무도 안 보는 줄 아셨는지
창문에 얼굴을 대시고 우리들 눈에 띄지않게 가만히 손을 흔드셨다
그 때 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처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