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적경(寂境)/ 백석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7. 1. 3. 00:17


   적경(寂境)
신살구를 잘도 먹드니 눈오는 아침
나어린 아내는 첫아들을 낳았다
인가(人家) 멀은 산(山)중에
까치는 배나무에서 짖는다
컴컴한 부엌에서 늙은 홀아비의 시아부지가 미역국을 끓인다
그 마을의 외따른 집에서도 산국을 끓인다
―백석(1912∼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