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펌) 좋은 시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6. 10. 12. 14:43

【정민 교수님이 말하는 좋은 시】

좋은 시란 운문으로서의 운율적 요소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인식 내용을 보여주는 작품 일 것이다.

첫째,
시인은 시 속에서 벌써 다 말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이런 사실을 하나도 표현하지 않는다.
좋은 시 속에는 감춰진 그림이 많다. 그래서 읽는 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살찌워 준다.

둘째,
시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하지 않는다. 사물을 데려와 사물이 대신 말하게 한다.
즉, 시인은 이미지 형상을 통해서 말한다.
한편의 시를 읽는 것은 바로 이미지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일과 같다.

셋째,
시 속에 시인의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아무리 아름다워도 읽는 사람을 감동 시킬 수 없다.
겉꾸밈이 아니라 참된 마음이 깃든 시를 써야 한다.

넷째,
시에서 하나하나 모두 설명하거나 직접 말해 버린다면 그것은 시라고 할 수 없다.
좋은 시는 직접 말하는 대신 읽는 사람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
하나의 사물도 보는 방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사물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시는 어떤 사물 위에 의미를 부여 해서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시이다.

여섯째,
사물 위에 마음 얹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는 우리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시인은 사물을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일곱째,
좋은 시는 남들이 생각한대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좋은 시이다.
시인은 사물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사람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어서 사물을 한 번 더 살펴보게 해 준다.
시는 사물이 시인에게 속삭여 주는 이야기를
글로 적은 것이다.

여덟째,
위대한 예술은 자기를 잊는 아름다운 몰두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훌륭한 시인은 독자가 뭐라 하든 자신이 몰두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친다(퇴고). 우리가 쉽게 읽고 잊어버리는 작품들 뒤에는 이런 보이지 않는 고통과 노력이 담겨 있다.

아홉째,
시는 그 사람과 같다.
시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다 드러난다. 사물을보며 느낀 것은 사람마다 같지 않다. 그 사람의 품성이나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래서 말을 조심하고 행동을 가려서 할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열째,
시 속에서 시인이 일부러 분명하게 말하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은이렇게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다. 모호성이라 할 수 있으며 다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다 말해 버리고 나면 독자들이 생각할 여지가 조금도 남지 않는다.

열한번째,
직접 말하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게하는 것이 좋다.
시 속에서 시인이 말하는 방법도 이와 같다.
조금만 말하고 돌려서 말한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대신 스스로 깨닫게한다. 마음이 고이는 법 없이 생각과 동시에 내 뱉어지는 말, 이런 말속에는 여운이 없다. 들으려고는 않고 쏟아 내기만 하는 말에는 향기가 없다.

열두번째,
시에서는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소중하다.
한 글자가 재대로 놓이면 그 시가 살고, 한 글자가 잘못 놓이면 그 시가 죽는다.
훌륭한 시인은 작은 표현 하나가 가져오는 미묘한 차이도 놓치지 않는다.



【이건청 교수님이 말하는 좋은 시】

첫째, 상상력과 감수성이 긴장 상태에 있어야 한다.

둘째, 표현에 대한 사무치는 욕구가 내재해야 한다.

셋째, 표현 욕구의 정점을 표현할 최초의 말이
있어야 한다.

넷째, 표현 욕구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체험과 연결되어야 한다.

다섯째, 표현 욕구를 대신할 형태를 찾아야 한다.

여섯째, 형태를 이룰 말들이 적적하고 최선의
것이어야 한다.

다양한 상상 이질적 대상들을 통합해보는 돌발적인 상상, 층위가넓은 사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상상을 할 수 있어야 좋은시를 쓸 수 있다.

일상과 타성으로부터의 탈출이 필수적이다.
좋은 시가 되기 위해서는 제목도 매우 중요하다. 독자를 작품속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표제가 좋은 표제이다.

표제는 시 구조의 키워드이며 구조를 심화시키고 완결시키는 것이다.
표제와 내용은 가급적 의미의 층위가 먼 것으로 선택 되어, 독자가 시를 읽어가면서 '알아차리기 효과'나 '충격효과'를 통해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