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지/나의 이야기

9급 공무원 시험 합격한 59세 신참 공무원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5. 3. 3. 11:52

조선비디오 - 9급 공무원 시험 합격한 59세 신참 공무원

  • 김채호 기자

    입력 : 2015.03.03 10:45

     
    9급 행정직 최고령으로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권호진씨는 59세다. / 김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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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청 9급 행정직 공무원 권호진씨는 3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계 보험회사인 ‘에이스 아메리칸 화재해상보험’에서 25년간 재무담당 업무를 주로 했다. 회사 대표직을 사직한 그는 지난 1월 말 공직자가 됐다. 갓 공직에 들어선 신입이지만 59세인 그에게 정년까지 남은 기간은 1년 11개월. 마이스터고교를 졸업하고 서초구에 함께 임용된 새내기 동료 최정훈(18)씨와는 41년의 차이가 난다.
    
	9급 행정직 최고령으로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권호진씨는 59세다. / 김채호 기자
    9급 행정직 최고령으로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권호진씨는 59세다. / 김채호 기자

    “재작년 막내 아들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젊은이들과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공직(公職)이라는 것이 인생에서 한 번 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함께 공부했던 아들은 대학 입학 후 현재 해병대에 복무중이다.

    미국계 회사를 다닌 경험으로 퇴직 후 약 2년간 영어학원을 운영할 만큼 영어엔 자신이 있었다. 2012년부터 공무원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시험 전 3개월은 노량진과 강남 고시학원에서 문제풀이 반에 등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늦게 시작한 공부가 쉬울 리 없다. 응시 첫해인 2013년 그는 고배를 마셨다. 그는 “아들 뻘 청년들은 ‘꼭 붙어야한다’는 생각이 컸겠지만 나는 그런 면에서 부담이 덜했던 모양”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말, 권씨는 경기도와 서울시 행정직 시간선택제에 각각 합격했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21일 경기도 성남시에 임용됐지만 서울시 행정직 합격발표가 난 뒤 그만뒀다. 경력을 살려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올 1월 서초구 일자리경제과에서 늦깎기 공직을 시작했다. 현재 그는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공무원 근속 규정에 따라 권씨는 만 60세인 내년 12월이면 퇴직한다. 그는 "과거 외국계 회사 대표 시절보다 지금이 더 기쁘다"면서 “말단이지만 공직을 한다는 것이 명예롭고 그런 일을 하는 나 자신에 자부심도 느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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