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방/시모음

*풀베기/프로스트*

그대 그리고 나/포항 2015. 2. 26. 12:57

*풀베기/프로스트*
숲가에 한 가지 소리밖에 아무 소리도 없었는데,
그것은 내 긴 낫이 땅에 속삭이는 소리였다
무얼 속삭였냐고? 나는 말 모르겠다.
아마 햇빛의 열기에 대한 것인지도 모르고 
고요에 대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소리 내어 말하지 않고 속삭였겠지.
그 속삭임은 할 일 없이 한가하게 지내는 시간이라는 선물에 대한 뚬도,
요정의 손에 쥐어져 쉽게 얻어지는 황금에 대한 꿈도 아니었다
그 속삭임의 진실 그 이상을 따지려 하는 것은
잎 끝이 연한 꽃들도 없지 않은 가운데
풀이 무성한 습지의 풀을 베어 가지런히 놓는가 하면
빛나는 초록 뱀을 놀라게도 하는 그 열성적인 사랑에게는 너무 허약하다    
나의 낫이 속삭인 말은 노동이 알고 있는 가장 달콤한 꿈.
나의 긴 낫은 속삭였고 건초로 만들 풀을 베어 놓았다